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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에서 각광 받는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개발에 공들이는 제약·바이오사에 대한 글로벌 기술수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중항체란 하나의 단백질이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다.
이중항체는 단일항체보다 결합력과 인체 내 안정성이 높아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능이 우수하다. 하나의 항원만 타깃 가능한 단일항체와 달리, 이중항체는 구조적 조합을 통해 다양한 항원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면역항암제는 표적항암제의 뒤를 잇는 3세대 항암치료제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단일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는 반응률이 15~2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단일항체보다 높은 결합력·반응률을 갖춘 이중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가 각광 받고 있다. 최근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의 기술이전 비용은 후보물질당 평균 3억 달러(약 3300억원)를 상회할 정도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빅파마의 '4-1BB' 이중항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1BB는 킬러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수용체다.
암젠은 지난해 12월 몰레큘러 파트너스(Molecular Partners)의 FAP x 4-1BB 이중항체 후보물질 'MP0310'을 전임상 단계에서 5억 4700만 달러(약 6200억원)에 기술 도입했다. 길리어드는 아게누스(Agenus)로부터 5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최대 17억 달러(약 1조 9000억원)에 도입했다. 여기에는 전임상 단계의 CD137(4-1BB) 활성화 항체 'AGEN2373'이 포함됐다.
'4-1BB' 타깃의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 기업으로는 에이비엘바이오, 유틸렉스, 앱클론 등이 있다. 글로벌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라인 'ABL10X'는 4-1BB와 암항원(TAA)에 동시 결합한다. 해당 파이프라인 중 'ABL104'와 'ABL105' 2종은 지난해 9월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했다. 총 계약 규모는 590억원이다.
유틸렉스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EU101'은 비임상에서 기존의 4-1BB 타깃 항체들보다 우월한 항암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기존의 4-1BB 타겟 항체가 가지고 있던 간독성 문제도 유틸렉스가 개발한 EU101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앱클론은 대장암·폐암 적응증의 이중항암항체 'AM105'를 개발 중이다. 내달 중순에는 임상 전 단계의 데이터패키징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위 제약사 중에선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등이 이중항체 R&D에 공들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바이오벤처의 이중항체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5월 앱클론과 20억원 규모의 면역항암 이중항체 신약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해 9월에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 ABL104와 ABL105에 대한 기술을 도입했다.
또한 유한양행은 지난달 앱클론과 공동 개발 중 신규 면역항암제 'YHC2106'을 도출했다. YHC2106은 경쟁 물질 대비 우수하게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하고 항종양 면역 활성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플랫폼 기술인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개의 타깃에 동시에 결합하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이다. 펜탐바디는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를 동시에 구현하면서도 자연적인 면역글로블린과 유사한 구조적 특징을 갖췄다. 면역원성과 안전성이 우수하고 생산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종근당이 개발 중인 바이오신약 'CKD-702'는 이중항체 바이오 항암제다. CKD-702는 고형암 성장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을 동시에 저해하는 항암이중항체다. 각 수용체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수용체의 수를 감소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 신약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이중항암항체는 대장암 치료제인 앱클론의 AM105"라며 "4-1BB 이중 항암항체 가운데 데이터패키징 속도가 빨라 올해 파이프라인 중 가장 빠르게 기술수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