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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바이오·헬스 분야를 '포스트 반도체'로 낙점했다. 6대 신(新)수출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해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 바이오·헬스 품목, 6대 新수출성장동력으로 선정… 지속적 高성장 덕분
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수출 활력 제고 대책'에서 바이오·헬스 품목이 6대 신수출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됐다.
산업부가 수출 활력 제고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최근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산업부의 '2019년 2월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국내 산업 전체 수출액은 39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2%), 지난 1월(-5.8%)에 이어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지난해 연말부터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부진해진 영향이 컸다. 지난달 반도체 잠정 수출액은 67억 7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했다. 수출 물량과 판매가격이 동시에 하락했고, D랩 수출 하락률이 증가한 탓이다.
산업부는 반도체 업황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반도체 수출 편중을 해소하고 '포스트 반도체'를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육성할 6대 신수출성장동력에는 바이오·헬스와 2차전지, 문화 콘텐츠, 한류·생활소비재, 농수산식품, 플랜트·해외건설 등이 포함됐다.
특히 바이오·헬스 품목 속한 데에는 최근 견조한 수출 성장을 보여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바이오·헬스 품목 수출액은 81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출액 증가율 5.5%에 비해서도 2.6배 높은 수치다.
바이오·헬스 품목 수출액은 지난 2015년 57억 5000만 달러, 2016년 64억 1000만 달러, 2017년 71억 8000만 달러로 꾸준히 성장했다.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보이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주목 받은 것이다.
산업부는 주력 수출품목을 개편해 기존 13개 품목에서 15개 품목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새롭게 추가될 품목에는 지난해 수출액 70억 달러를 넘어서고 수출 증가율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바이오·헬스와 이차전지 품목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헬스 산업이 주력 수출품목에 추가된다는 건 해당 산업을 민간이 이끌어야 하는 시점이 왔다는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민간에 좀 더 재량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 바이오 업계, 정부 지원책 세부전략 기대… 수출 관련 규제 개선 바람
산업부는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수출 지원책을 마련했다.
단기적으로는 의료거점 공관인 '메디컬코리아'를 13곳 지정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 상담회를 통해 유럽, 호주 등 대형 글로벌 수요 기업 진출도 지원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중소 제약기업의 글로벌 수출, 신약개발 연량을 강화한다.
정부는 인·허가, 마케팅, 임상 등 해외 제약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하고, R&D 등 해외 상용화·제품화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글로벌 수준에 맞는 시험·인증 등 사업화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5월에는 오송·대구에 국제 규격에 맞는 시험인증 시설을 구축한다.
정부는 이달부터 분야별 세부 육성대책을 순차적으로 수립, 추진할 방침이다. 내달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발전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앞으로 세워질 지원책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출 관련 규제 문제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여태까지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전략을 세우는데 국가가 체계적으로 지원해준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며 "이번에 바이오·헬스 지원책이 늘면서 해외 진출의 어려움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는 국내 규제가 가장 큰 문제"라며 "규제 문제는 수출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앞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