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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제약사 오너들이 잇따라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이를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되면서 책임을 강화하고, 오너 3~4세들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이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박기환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번 단독대표이사 체제 전환은 전문경영인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으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도준 회장의 사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동화약품은 2012년 이후 무려 7명의 CEO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러한 이유로 동화약품은 제약업계 'CEO 무덤'이라는 구설수에 오르며 오너 윤도준 회장과 전문경영인들 사이에 경영방향성이 마찰을 빚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잦은 수장 교체에 따른 장기적인 경영전략 차질이 우려됐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면서 박기환 사장에게 힘을 더 실어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21일 열린 동화약품 정기주주총회에서 오너 4세인 윤인호 상무가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윤 상무는 지난 2013년 입사 후 4년만인 지난해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에 등기임원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윤 상무가 경영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경영수업을 통한 승계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보령제약도 지난해 말 김은선 회장이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창립 이후 첫 전문경영인 대표체제로 전환됐다. 올해부터 보령제약은 안재현·이삼수 대표 투톱체제를 가동한다.
보령제약 역시 김 회장의 사임을 두고 전문경영인의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사임을 두고도 오너 3세인 김정균 상무에 대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상무는 2017년 보령제약의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상무로 선임됐다. 김정균 상무는 김승호 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회장의 장남이다. 2017년 지주사 임원으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선 회장은 2017년부터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보령바이오파마·킴즈컴·비알네트콤·보령컨슈머헬스케어 등 계열사 4곳의 임원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김 회장은 보령홀딩스 회장직만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 승계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라며 "책임이 강화된 전문경영인들이 기대만큼의 성장을 이끌수 있을지도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