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승인 제품 없어… 유한·한미·LG화학 등 글로벌 시장 목표2026년 20조원 시장 전망… 글로벌 파트너와 임상 성공 가능성 높여
  • ▲ 국내제약사들이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
    ▲ 국내제약사들이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분야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에 나선 업체들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LG화학, 삼일제약 등이 꼽힌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음주와 관계없이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 받은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간에 지방 축척과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진행성 질환으로, 간손상 또는 섬유화를 유발해 간기능을 손상시킨다. 해당 환자들은 말기 간질환, 간암 및 간이식과 같은 심각한 결과로 발전할 수 있으며 높은 사망 위험성을 갖게 된다.

    유한양행은 올 초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는 7억8500만 달러(8823억원 규모)다.

    유한양행은 그간 비알콜성 지방간염 분야에서 총 4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은 신약후보물질 전단계 연구 중인 프로젝트다.

    계약에 따라 길리어드는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합성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개발·사업화 권리를 갖게 되고, 유한양행은 한국에서 사업화 권리를 유지한다.

    유한양행과 길리어드는 비임상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길리어드는 글로벌 임상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해당물질을 사간 길리어드는 간염치료제 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인 만큼 성공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FDA로부터 비알콜성 지방간염 신약 후보물질 '랩스 트리플 어고니스트'(Laps Triple Agonist·HM15211)의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고 진행중이다.

    한미약품은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주사제로 개발 중이며, 앞선 동물실험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서의 지방간 및 염증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미국 임상 1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기술수출이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이다.

    LG화학은 지난달 스웨덴 스프린트 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비알콜성 지방간염 및 대사질환 관련 치료 신약과제를 도입해 공동연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화학과 스프린트는 초기 공동연구를 통해 임상 개발 후보물질을 선정하고, LG화학은 이후 전임상부터 글로벌 허가 및 상업화까지 단독으로 진행한다.

    LG화학은 스프린트의 FBDD(Fragment Based Drug Derign)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 후보물질을 최종 선정한 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개발을 본격 진행할 계획이다.

    삼일제약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아람콜'의 임상 3상을 연내 한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삼일제약은 지난 2016년 이스라엘 갈메드사와 계약을 통해 아람콜의 국내 판권을 확보한 바 있고 아람콜 임상 3상에 국내 주요 병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시장분석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2016년 기준 NASH 치료제 시장은 약 7000억원 규모로, 2026년 20조원 이상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분야를 정복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파트너 관계로 임상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들도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영역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먼저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