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바이오텍의 사업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면서 관리종목 지정은 물론,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빈번한 회계리스크 이슈로 인한 회사 신뢰도 손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인 지난 1일을 넘기고도 사업보고서를 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바이오텍이 오는 1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내지 못하면 상장폐지에 이르게 된다. 지난 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내지 못한 상장사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거래 정지를 당한다. 차바이오텍은 제출 기한을 오는 8일까지 연장하는 신고를 했기 때문에 이 기간 내에 제출하면 관리종목 지정을 면할 수 있다.
차바이오텍이 오는 8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그로부터 10일 이내에도 제출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차바이오텍의 사업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는 이유는 감사보고서 제출이 미뤄진 탓이다.
앞서 차바이오텍은 지난달 20일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인 21일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어 같은달 22일에는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을 5영업일 연장할 수 있도록 신고해뒀다.
현재 차바이오텍의 외부감사인은 안진회계법인이다. 차바이오텍이 지난해 관리종목 지정으로 인해 지정감사를 받게 된 만큼, 이전보다 꼼꼼히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지연에 대한 안진회계법인의 사유서를 살펴보면, 2018년 재무제표 감사업무 진행과정에서 발생된 연결범위 변경과 2017년 재무제표에 대한 재작성 지연으로 인해 감사자료 제출이 지연됐다. 연결 대상 계열사의 재무제표를 재작성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는 얘기다.
주주총회 시즌이 끝났는데도 아직 사업보고서를 내지 못한 기업은 차바이오텍뿐만은 아니다. 지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차바이오텍 외에도 경창산업, MP그룹, KJ프리텍, 에이앤티앤 등도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 신청을 했다.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인한 영향이다.
그러나 이 중 차바이오텍이 시가총액이 1조원대로 가장 규모가 큰 업체이기 때문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차바이오텍의 회계 이슈가 불거진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3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한정'을 받고, 별도 기준으로 4년 연속 적자가 발생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지난해 외부감사인과 연구개발비 인식 기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던 탓이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2월25일 '코스닥 제약·바이오기업 상장관리 특례방안' 적용으로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차바이오텍은 지난달 14일 별도기준 영업손실 17억원으로 연간 잠정실적을 변경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관리종목 해제가 되기 전인 2월20일에는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36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일각에선 특례 적용이 아닌 별도기준 영업이익 흑자 전환 덕분에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는 착시를 일으키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지난달 말 열린 주총에서도 주주들이 회계 이슈가 반복되는 것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과 금융시장이 서로 맞춰가며 규칙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며 "일종의 성장통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