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극한 가격' 전쟁… 가정의 달 맞아 업체들 할인 경쟁넘쳐나는 쇼핑몰 할인 이벤트… '미끼' 남발하는 데이마케팅 범람소비자 신뢰 확보와 지속가능성은 '글쎄'
  • ▲ 오픈마켓 위메프는 지난달 30일부터 ‘최저가 보상제’를 시작했다. 생필품 카테고리 제품 중 쿠팡보다 가격이 비싸면 차액의 200%를 보상해주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친 것이다.ⓒ위메프
    ▲ 오픈마켓 위메프는 지난달 30일부터 ‘최저가 보상제’를 시작했다. 생필품 카테고리 제품 중 쿠팡보다 가격이 비싸면 차액의 200%를 보상해주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친 것이다.ⓒ위메프
    “C사(쿠팡)보다 비쌀 경우 200% 보상!”

    오픈마켓 위메프는 지난달 30일부터 ‘최저가 보상제’를 시작했다. 생필품 카테고리 제품 중 쿠팡보다 가격이 비싸면 차액의 200%를 보상해주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친 것이다.

    지난 8일에는 자사 식품의 매출 상위 50개 제품 가운데 37개(74%)가 7일 기준으로 쿠팡보다 싸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다. 위메프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쿠팡에 뒤지지 않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이라며 “생필품 등 가격 비교·분석을 추가로 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통업계의 ‘초저가’ 경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경쟁업체보다 싸다고 노골적으로 내세우거나, 무료배송 해주는 식이다. 지난해 11월 블랙 프라이데이와 광군제 당시 한차례 가열됐던 이 경쟁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재점화됐다. 

    티몬은 기존 타임특가와 별도로 ‘퍼스트데이(매달 1일), ‘리워드데이’(2일), ‘무료배송데이’(8일), ‘리퍼데이’(24일) 등을 추가해 최대 90%까지 상품을 할인해 내놓기로 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오는 20일부터 ‘빅스마일데이’를 진행한다.  

    오프라인 업체도 가세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올초부터 최저 4000원대 ‘극한한우’, ‘9900원 청바지’ 등 신선식품과 자체브랜드(PB) 중심으로 이커머스 수준 초저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롯데마트가 라면, 세제, 인스턴트 커피 등 일부 상품 온·오프라인 가격을 매주 ‘C사’(쿠팡), ‘이(E)사’(이마트)와 각각 비교해 더 저렴하게 파는 행사를 진행했다.

    경쟁업체를 자극하는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서라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시장 규모에 비해 업체는 10여개로 많아, 제품의 큰 차별화를 두기 어렵다 보니 유통 마진을 줄여 ‘최저가 정책’으로라도 소비자를 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초저가 정책이 집객 효과를 보장하거나 지속가능한 구조인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특정 상품에 대한 목적성 구매를 지향하는 스마트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유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거기다 시간제한 특가 판매의 경우 대상 상품 수량이 한정돼 있어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의 불신을 자극하기도 쉽다. 실제로 지난해 위메프가 ‘반값 에어팟’ 판매 이벤트를 내걸었지만, 서버 다운으로 구매하지 못한 일부 소비자들이 국민 우롱이라며 청와대에 청원을 올리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특가가 붙지 않은 나머지는 쇼핑몰별로 가격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결국 너도나도 ‘최저가’를 외치며 경쟁에 나서는 탓에 자칫하다간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불황 장기화로 꼭 필요한 소비만 해왔던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가격 이상의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단순히 싼 제품은 인터넷에도 널렸다. 유통업계의 공정한 가격전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