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發, 새벽배송 전쟁에 유통업계 '치킨게임' 가열쿠팡·신세계·롯데·현대百 등 대기업 공세에 출혈경쟁온·오프 유통사 경쟁 치열해져… 택배 노동자 부담 목소리도
  • ▲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주문한 물건을 다음 날 이른 아침 받아볼 수 있는 새벽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5년 시작한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 서비스 ‘샛별 배송’을 시작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주요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쿠팡, 티몬 등 전자상거래 업체는 물론 이마트, 롯데슈퍼,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업체까지 가세했다.
ⓒ마켓컬리
    ▲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주문한 물건을 다음 날 이른 아침 받아볼 수 있는 새벽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5년 시작한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 서비스 ‘샛별 배송’을 시작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주요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쿠팡, 티몬 등 전자상거래 업체는 물론 이마트, 롯데슈퍼,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업체까지 가세했다. ⓒ마켓컬리
    맞벌이 부부 석지헌(30)씨 가족은 ‘마켓컬리’의 ‘샛별 배송’ 서비스를 애용한다. 신선한 채소로 샐러드를 만들거나 집 근처에서는 구하기 힘든 빵을 시켜 먹는다. 잠들기 전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문 앞에 배송돼 아침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석 씨는 “갓 배송된 신선한 재료로 아침을 해 먹고 나가면 몸도 든든하고 기분도 좋다. 싸게 잔뜩 사서 버리게 되느니 비싼 걸 조금씩 사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주문한 물건을 다음 날 이른 아침 받아볼 수 있는 새벽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5년 시작한 ‘마켓컬리’는 새벽 배송 서비스 ‘샛별 배송’을 시작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주요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쿠팡, 티몬 등 전자상거래 업체는 물론 이마트, 롯데슈퍼,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업체까지 가세했다.

    2015년만 해도 새벽배송 시장은 100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 동안 무려 40배나 커지며 올해 시장규모는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중 마켓컬리는 선발주자로서 40%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157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고성장했다.

    현재 새벽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곳은 서울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에 한한다. 여기에 배송료도 3000~5000원 정도로 일반 배송(무료~2500원)보다 높게 설정돼 있다. 단가가 높다 보니 수요층이 한정된다는 한계도 있다. 쿠팡, 헬로네이처 등은 유료 회원제로 운영된다.

    그런데도 소비자들 반응은 뜨겁다. 1인 가구 증가, 가성비 못잖게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풍조의 확산, 젊은 주부 중심으로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이 ‘신선한 식재료를 신선할 때’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에 뛰어드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1인 가구가 늘면서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업체들은 배송뿐만 아니라 가격과 품질에서도 무한경쟁 체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 ▲ ⓒBGF리테일
    ▲ ⓒBGF리테일
    ◇‘더 빨리’ 배송 서비스 경쟁붙은 유통업계

    경쟁사들도 새벽 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BGF가 인수한 헬로네이처는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쿠팡 역시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미 새벽배송 규모가 마켓컬리를 넘어섰다. 유통 대기 업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GS리테일도 각자의 플랫폼을 통해 새벽배송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빠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물류센터도 확충하고 있다. 헬로네이처는 2019년 2월에는 기존 이천물류센터 대비 6배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부천 물류센터를 오픈했다. 부천 물류센터에서 처리 가능한 일일 주문량은 1만건으로, 현재 점유율 1위인 마켓컬리의 일 배송물량이 1만~2만건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성장에 충분한 대비를 한 셈이다. 

    GS리테일도 자체 앱을 통해 새벽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신선식품 전용 채널인 GS프레시를 통해 전날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2018년 1년간 주문량이 3배 증가했다. 특히 아침 식사에 적합한 베이커리류가 호응을 얻어 전체 주문량 중 40%를 차지한다. 

    기존 가입자를 바탕으로 로켓와우 멤버십 프로그램을 통해 새벽배송을 시작한 쿠팡의 기세도 무섭다. 2019년 3월 기준 가입자는 160만명으로, 마켓컬리 100만명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하루 배송 건수도 일 3만건을 넘어 마켓컬리의 1만~2만건을 상회한다. 멤버십 프로그램인 ‘로켓와우’를 론칭하면서 새벽배송도 무료로 실시하고 있어 물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다만 새벽 배송은 아직 서울·경기 등 일부 지역에 한정돼 매출 규모가 제한적이고, 기존 온라인 판매와 마찬가지로 초기 투자, 물류 비용이 소요되어 제대로 이익을 내는 기업은 없다. 

    여기에 신선한 식품이 고객의 식탁에 오르는 시간을 단축하려는 경쟁은 택배 노동자들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벽배송뿐 아니라 정기배송, 당일배송, 예약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지만 택배 노동자들은 대개 위탁계약을 맺은 자영업자 신분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료배송 한도를 낮추거나 없애는 등 가격 경쟁도 심해지고 택배 노동자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출혈 경쟁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