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19일까지 5대은행 가계대출 2.7조↑9월 가계대출 4조 안팎 증가 전망… 5개월전 수준가계대출 안정세… 내달 한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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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전달과 비교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길었던 명절 연휴와 금융당국·은행권의 각종 규제 영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이런 흐름이 유지된다면 한국은행이 집값과 가계대출 불안에 대한 부담을 덜고 다음달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휴·규제에 가계대출 증가세 주춤… 8월 43% 수준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28조869억원으로 전월말(725조3642억원)대비 2조7227억원 증가했다.한 달의 약 3분의 2가 지난 시점인 만큼 단순계산으로 이달 전체 증가액은 많아야 약 4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이는 8월 증가폭(9조6259억원)의 약 43% 수준이고, 5개월 전인 4월(4조434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이달들어 지난 19일까지 5대 은행에서 2조6551억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역시 나머지 열흘 동안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한 달 증가액은 약 4조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8월 전체 증가액(8조9115억원)의 45%에 불과하다.금융당국은 관리 가능한 월별 가계대출 증가액을 5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 중 5대 은행의 비중이 약 98%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이달 가계대출은 당국이 제시한 관리 범위 안에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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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빚 걱정’ 한은, 기준금리 인하 부담 덜어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을 모이면서 관심은 한은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의 마지막 걸림돌로 지목된 가계부채가 안정세를 보인다면 한은도 결정을 앞당길 수 있어서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계기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본격적인 ‘각자도생’에 나선 상황이다.곧바로 연준을 따라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는가 하면, 오히려 인하 결정에 신중해지거나, 한국과 같이 국내 여건에 발목잡혀 딜레마에 빠진 경우도 있다.우선 일부 신흥국과 주요 중동 산유국들은 연준을 따라 움직였다. 인도네시아는 18일 연준의 금리 인하 발표 직전 3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고, 미국 달러화에 자국 통화 가치를 연동한 고정환율제(달러 페그)를 채택한 카타르‧사우디아리비아 등 중동 국가들은 미국을 따라 곧장 금리를 인하했다.반면 미국보다 앞서 피봇(정책전환)을 단행한 영국은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연준의 빅컷 이후 오히려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BOE) 총재는 금리 동결 이후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7월 금리 인상 이후 급격한 엔고를 경험한 일본은 20일 금리를 동결했다.같은날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은 연준을 따라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시장의 예측을 깨고 동결 결정을 내렸다. 중국이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뜻밖의 동결을 선택한 것은 위안화 가치 하락과 금융불안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한국은 중국과 유사하게 가계부채와 집값 과열 탓에 금리결정의 손이 묶여있는 상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빅컷 이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으나 한은은 최근까지 ‘신중론’을 고수해왔다.경기 대응을 위해 금리를 낮춘다 해도 자금 흐름이 부동산 시장 집중되는 상황에서는 경기진작 효과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높은 가계부채 비율이 소비를 제약하는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다.한은이 연내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수 있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다음달과 오는 11월 단 두차례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