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GDP -0.4%…속보치보다 0.1%p 내려투자·수출·수입 모두 부진에 소비까지 위축GNI -0.3%…3만 달러 돌파 시기 1년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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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경제의 하락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과 국민소득 모두 전기 대비 뒷걸음질 치며 최악의 지표를 나타냈다. 

    성장률 감소세는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최저치로, 특히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마저 쪼그라든 모습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4%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4분기(-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0.3%) 대비 0.1%포인트 하향 수정됐다.

    속보치보다 감소한 것은 설비투자가 1.7%포인트 상향됐으나 건설투자와 총수출이 각각 0.7%포인트 하향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지표에 국민계정 2015년 기준년 개편 결과도 반영됐기 때문에 속보치 대비 수정 정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1분기 역성장의 주된 요인은 수출 부진과 설비 투자 악화 때문이다. 수출은 3.2% 감소하며 지난 2017년 4분기(-4.5%)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수출 감소세를 주도한 것은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등 전자기기 등이다. 수입도 반도체 수출이 부진해지자 기계와 장비 수입이 줄어 -4.2%를 나타냈다.

    투자도 급격히 줄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줄어 9.1%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0.8% 감소해 지난해 3분기(-6.0%) 이후 다시 역성장 추세로 돌아섰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도 모두 위축됐다. 민간소비는 의료 등 서비스는 줄었으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가 늘어나 0.1% 증가했지만, 2016년 1분기(-0.3%) 이후 3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어 0.4%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2.8%)보다 둔화한 모습이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수준을 크게 밑돌면서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5% 달성 가능성도 작아지고 있다.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연간 성장률 도달을 위해서는 2분기 1.3~1.4%, 3분기와 4분기에는 0.9%~1.0% 정도 나와야 한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어 앞으로 전개 상황이 성장률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질 GDP뿐만 아니라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0.6%) 이후 최저 수준이다.

    GNI 감소세는 실질 국내총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큰 폭 줄어든 탓이다. 국민총소득은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1분기 총저축액은 162조3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3.8% 감소했다. 총저축률은 34.5%로 2012년 4분기(34.1%) 이후 25분기 만에 최저치다.

    국내총투자율은 30.7%로 전기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30.0%) 이후 2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 시기가 지난해에서 2017년으로 1년 빨라졌다. 

    한은이 국민소득을 산정하는 기준연도를 2010년에서 2015년으로 조정하면서 공유경제 등의 등장에 따른 신산업 성장이 소득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정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047달러 증가했다.

    그 결과 2017년 1인당 국민소득은 2만9745 달러에서 3만1073 달러로 늘었다.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까지 걸린 시간도 12년에서 11년으로 짧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