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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제약사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클러스터인 보스턴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현지에서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말 보스턴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샌디에고에 현지법인 '유한USA'를 설립한 데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 법인을 오픈한 것이다.
유한양행은 두 법인을 통해 글로벌 신약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현지 기업들과의 수출계약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이미 국내에서 다수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이어온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직접 개발보다는 유망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신약개발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한양행은 보스턴에 거점을 둔 제노스코로부터 폐암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도입해 얀센에 1조 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공시킨바 있다.
LG화학은 지난 4일 보스턴에서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는 임상개발, 중개의학 분야 전문가 등이 포진해 현지 바이오 인프라 활용 혁신 기술 도입, 글로벌 신약 개발 교두보 역할 등을 맡는다.
초대 센터장은 홍성원 생명과학사업본부 신약연구센터장이 겸임한다. 올해 말까지 전문가 15명을 현지 채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자체 개발 신약 과제인 통풍,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2상 진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2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와 비임상 단계인 당뇨, 비만, 지방간 치료 신약 과제 등도 향후 임상 1상을 진행한다. 미국 큐 바이오파마 등에서 도입한 항암 신약 과제들도 파트너사 협업해 임상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현재 4개 수준인 임상 단계 신약 과제를 2025년까지 15개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삼양바이오팜도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에 '삼양바이오팜USA'를 설립했다.
삼양바이오팜은 이 법인을 통해 글로벌 기업, 연구소 등과의 네트워킹으로 바이오 신약 후보 기술 및 물질을 발굴해 바이오 신약 개발 속도 경쟁력 제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이 보스턴에 미국 현지법인을 잇따라 설립하는데는 바이오 분야 인프라가 세계적 수준이기 때문이다.
보스턴 지역에는 머크, 노바티스, 화이자 등 약 2000개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있다. 또 하버드대학,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보스턴대 등 다수의 교육기관과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대형 병원이 즐비해 있다.
특히 바이오 분야 종사자 수가 9만 명에 육박할 정도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전문 인력 거주지다.
업계 관계자는 "각 제약사별로 보스턴 법인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지는 않지만 현지에서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협력 파트너를 찾아 오픈이노베이션을 확장하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