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본격화… 10대그룹 영업익 '반토막'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1년새 5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영업이익만 보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10개 그룹 중 8개 그룹의 실적이 역성장한 결과다.

18일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가 10대 그룹 계열 90개 상장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총 21조297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5조8189억원에 비해 5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8조109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21조9189억원보다 63% 급감했다.

이에 10대 그룹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6.59%로, 지난해 13.7%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분기만 놓고 보면 4.95%로, 지난해 12.9%에 비해 대폭 하락했다.

그룹별로 보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2곳 뿐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71.8%)과 한화(-63.90%)의 부진 속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1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341억원보다 72.8% 줄어 1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의 영업이익도 23조2704억원에서 7조9443억원으로, 65.8% 줄었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하락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9.9% 감소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력기업인 대한항공 영업이익이 81.9% 감소한 한진그룹의 영업이익도 3701억원에서 1367억원으로, 63.0% 감소했다.

SK그룹의 영업이익도 13조3642억원에서 5조1942억원으로, 61.1%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같이 반도체 경기 부진으로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83.9%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 밖에 롯데그룹(-32.01%), 신세계그룹(-30.66%), LG그룹(-22.82%), GS그룹(-21.99%) 등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원화 약세 및 신차 효과로 기아차와 현대차 영업이익이 각각 250%, 85.6% 늘어나면서 그룹 영업이익도 2조4559억원에서 3조4027억원으로, 38.5% 증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영업이익도 2335억원에서 2869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조선해양의 흑자 전환 등에 힘입어 22.8% 증가한 것이다.

한편, 올 상반기 10대 그룹 상장사의 전체 매출액은 323조3160억원으로, 3.1% 감소했다. SK그룹(-18.38%), 한화그룹(-14.24%), GS그룹(-8.64%), 현대중공업그룹(-7.00%), 삼성그룹(-6.63%), 롯데그룹(-3.84%), LG그룹(-0.11%) 등 7개 그룹이 역성장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매출은 10.2% 늘었고 한진그룹(1.26%)과 신세계그룹(0.74%)도 소폭 증가했다.

또 10대 그룹 상장사의 전체 순이익은 21조2468억원으로 41.2%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한진그룹은 37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