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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평균 택배단가가 2184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3% 감소한 규모로, 금액 기준으론 29원이 떨어졌다. 지난 4월부터 1위 업체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단가 인상 움직임이 일었지만, 그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올 상반기 전체 택배 물동량을 13억2917만 상자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8.34%(1억234만 상자) 늘어난 규모다. 연평균 10% 내외로 꾸준히 성장 중인 시장과 달리 택배 단가는 내림세를 걷고 있다.
지난 2013년 상자당 2475원이었던 단가는 2014년 2449원, 2015년 2392원, 2016년 2318원으로 꾸준히 떨어져 왔다. 이어 2017년엔 2248원, 2018년엔 2229원으로 2200원대를 유지하다 올 상반기 2100원 대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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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운임하락의 주된 원인을 업체 간 경쟁 입찰로 꼽는다. 쇼핑몰 등 화주에게 가격을 제안해 물량을 따내는 시장 구조상, 낮은 단가를 써내는 업체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의류·악세서리 등 비교적 단가가 낮은 소형 택배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단가 하락이 지속되자 지난 4월부턴 CJ대한통운이 기업고객 운임을 5% 올려 받기 시작했다. 당시 업계는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1위 업체의 단가 인상이 시장에 불러올 연쇄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운임 인상 후엔 오히려 2~3위권 한진·롯데택배로의 물량 이탈 현상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양 사 물량은 평년 보다 큰 20~30%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CJ대한통운도 지난 7월부터 월 5000건 이상의 대형 화주를 대상으로 할인된 운임을 적용해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CJ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4월 기업고객 단가 인상 후 타사로 물량이 이탈돼, 올 상반기 물량 성장률이 연 평균치인 15%에 크게 못 미쳤다”면서 “점유율 회복을 위해 7~8월 두 달간 할인된 운임을 제공하기로 본사와 협의했으며, 이후 추가 대응 방안도 고려 중”고 설명했다.
업계는 운임 정상화가 단기간에 이뤄지긴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다. 물량 입찰 시 낮은 단가로 화주를 유치하려는 업체 간 경쟁 구도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시장 자체가 매년 성장하고 있어, 주요 업체들이 신규물량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점도 원인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경쟁 입찰 위주의 택배 시장 구조상 단기간에 단가 인상 효과를 보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아직까진 업계 전반이 경쟁사의 단가 인상에 동참하기 보단, 이를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