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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의 반도체와 유가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의 상품 수출입 감소세가 지속되고, 사우디 원유시설의 무인기(드론) 피해로 유가 급등이 현실화하면서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17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국의 상품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 감소했고, 상품 수입도 4.7% 줄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도 44%나 급감했다.
수출이 줄어든 이유는 상위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부품포함), 석유제품(원유, 천연가스 제외)의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어서다. 이 3대 품목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1.7%에서 2018년 39.2%로 증가했다. 올해는 37.5%로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수출액은 2016년 622억 달러(약73조9869억원)에서 2018년 1267억 달러(150조7223억원)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1.9%에서 2018년 20.9%로 크게 늘었다.
2017년부터 전체 수출이 늘어난 것은 대부분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올해 수출액은 97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 역시 상품의 수입과 수지에 영향을 끼쳤다.
석유제품 수출은 유가 등락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데 이 수출액은 2015년 320억 달러(38조736억원)에서 2018년 463억 달러(55조877억원)로 늘었다. 그러나 올해는 421억 달러(50조905억원)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6%에서 지난해에는 7.7%로 늘었고, 올해는 7.6%로 전망된다.
국제유가는 2014년부터 급락해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2015년 30달러 밑까지 떨어진 바 있다. 2016년부터 반등해 한때 배럴당 70달러를 넘기다 최근까지 50달러 대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이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55달러에서 62달러까지 폭등, 한국경제의 변수로 떠올랐다.
김광수 연구소장은 “2015년 유가 급락으로 월평균 44억달러(연528억 달러) 수준의 수입 감소가 발생했다”며 “반면 2015년 상품수지 흑자는 903억 달러(107조4389억원)로 전년(471억 달러)보다 급증했는데 유가 급락에 의한 흑자 증가”라고 분석했다.
이는 유가가 급등하거나 반도체 수출경쟁력에 문제 생길 경우 우리나라가 만성적인 상품수지 적자로 전락할 위험 높다는 의미다.
김 소장은 “2015년~2016년 기간에 상품수지 흑자가 급증한 것은 대부분 유가 급락에 기인한 것으로 2017년~2018년 기간의 상품수지 흑자 증가의 대부분은 반도체 호황에 기인했다”며 “한국경제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유가급등과 반도체불황이 겹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