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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지급결제 전문기관인 금융결제원의 한해 수입금이 1200억원을 훌쩍 넘는 가운데 이 중 절반 이상을 인건비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 본격화로 금융결제원도 퇴직을 앞둔 직원들이 대거 늘어나고 있다. 즉, 인건비 중 대부분이 직원들의 퇴직금을 위해 적립하고 있어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의 전체 수입은 2016년 1243억원에서 2017년 1445억원으로 16%(202억원)늘었다. 비영리 사단법인인 금융결제원의 수입은 은행 등 금융사들이 납부하는 회비와 예금이나 국‧공채 이자, 공인인증 등 자체 수익사업을 통한 이익금으로 구성됐다.
금융결제원은 이런 식으로 매년 1200억원이 넘는 수입을 벌어들이는데 이중 절반 이상을 인건비(퇴직금 포함) 명목으로 처리하고 있다.
2016년 인건비는 594억9000만원, 2017년은 799억1000만원으로 전체 수입의 각각 48%, 55%를 차지했다.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높아 인건비 지출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결제원장은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4억원대의 연봉을 받는다. 전문이사와 감사의 연봉도 약 3억원, 본부장급 연봉도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직원 640명을 2017년 총 급여로 나눠보면 1인당 평균연봉이 약 87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인건비 내에서도 퇴직금 급증이 두드러진다. 수익사업을 통해 전년대비 202억원의 수입이 늘었는데 이 이익을 고스란히 퇴직금으로 쌓은 것이다.
인건비 항목 중 하나인 퇴직금은 2017년 217억7700만원으로 2016년 38억원에 비해 471%(179억7700만원)나 늘었다.
196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가 도래하면서 이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것이다.
금융결제원의 2017년 퇴직인원은 9명이었으나 2018년에는 43명으로 크게 뛰었다. 향후 수년간 퇴직자가 늘어날 전망이라 퇴직금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제원이 회원사인 금융회사로부터 걷은 돈도 점차 늘고 있다. 주요 8개 은행의 분담금은 2015년 131억451만원에서 2016년 147억8537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증가율로만 따지면 12.8% 상승했다.
2017년에도 148억6874만원, 2018년 147억4508만원의 분담금을 걷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은행에 낸 수수료 일부가 금융공동망을 관리하는 금융결제원으로 흘러가는 구조”라며 “소비자들이 부담한 수수료로 운영되는 금융결제원의 인건비가 과도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