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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푸본현대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퇴직연금 자산 비중이 높은 중소형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6월 말 221%로 3월 말(304%) 대비 83%포인트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금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 상태가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푸본현대생명은 퇴직연금 규제 강화로 신용위험액이 증가하면서 RBC비율이 내려갔다.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 비율이 기존 35%에서 올해 6월 말 70%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새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도입(2022년)에 따라 2018년 6월부터 퇴직연금의 신용위험액과 시장위험액을 RBC비율 산출식에 단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 비율이 확대되면서 푸본현대생명의 신용위험액은 올해 3월 말 174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432억원으로 685억원 증가했다.
내년 6월에는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에 대한 리스크 반영 비율이 100%로 확대될 예정이라 푸본현대생명의 신용위험액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전체 자산에서 퇴직연금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이에 푸본현대생명은 내년 1분기까지 총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연내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RBC를 25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이 퇴직연금 규제 강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141%로 3월 말(163%)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퇴직연금 비중이 절반 수준인 롯데손보의 신용위험액이 올해 3월 말 374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691억원으로 944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리스크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 RBC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밑돌았다.
이에 롯데손보의 새 주인이 될 JKL파트너스는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RBC비율을 190%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들 보험사는 RBC비율이 하락하면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 비율이 100%로 높아지기 때문에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퇴직연금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을 하거나 퇴직연금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