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일감부족'으로 업황 회복은 어려워상반기 중형조선사 발주량 61.0% 감소…중형 선박 시장 부진조선사들, 일감확보에 전력을 다할 계획… 다양한 선종 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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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도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형 조선사인 '빅 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시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반면, 중형선박 발주량은 크게 줄고 있어서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형조선사들이 주력선종인 중형선박 수주난에 허덕이면서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노력으로 올 들어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업계에선 내년까지도 업황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3% 감소한 1026만CGT를 기록했다. 중형조선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발주량은 61.0% 감소한 254만CGT을 나타냈다. 전체 신조선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형 선박의 비중도 올해 24.8%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1.8%p 줄었다.
이는 주력선종인 중형 선박 시장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대형 조선사들은 지난해 발주량이 늘어난 LNG운반선 경쟁력을 앞세워 일감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대형선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중형선박은 설 곳이 줄어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형 탱커의 발주량은 전년 동기보다 54.8% 감소했다. 벌크선과 LPG선 등 기존 중형선박 발주를 주도했던 선종도 최근 선박 대형화 추세로 발주가 크게 줄어들었다. 소형 피더 컨테이너선 시장도 발주가 끊긴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중형조선사들은 발주 감소 압박을 더욱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외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위기 극복을 위해 조선사들은 일감확보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상반기 신규수주가 부진했지만 앞으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반기 발주 선박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직접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주력 선종인 MR탱커(순수화물적재량 5만 DWT 안팎의 액체화물운반선)와 함께 소형 LNG운반선, 피더컨테이너선(대형 항구와 소형 항구를 오가는 소형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수주했다.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최근 대형선 위주로 발주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중형선은 이보다 발주가 늦다"면서 "대체선형 개발 등 불황에 대비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내년 4월 이후로는 물량 부족과 같은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대삼호중공업도 LNG선부터 대형 탱크선 및 컨테이너선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건조능력을 무기로 수주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최근에는 오세아니아 지역서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선박 건조가격은 1587억 규모로, 신조선 인도일은 2021년 5월21일이다.
한진중공업은 대형수송함, 차기고속정, 차기고속상륙정 등 고부가가치 함정을 중심으로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STX조선도 진해조선소의 사업구조를 개편해 생산능력을 최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형탱크선, 중소형LNG선 등 전략선종 중심으로 수주를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중 세계 중형선박 시장의 발주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주실적이 소폭 증가했으나, 전반적으로 일감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구조조정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정상적 영업이 가능한 조선사는 극소수에 불과해 수주 개선이 큰 폭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