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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화생명 치매보험 가입자 중 보험금 지급을 위해 대리청구인을 지정한 비율이 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보험사별 치매보험 지정대리인 청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33개의 생명․손해보험사에서 누적 판매된 치매보험 280만4103건 중 대리청구인을 지정한 비율은 6.3%인 17만8309건이다.
특히 대형 보험사의 경우 그 수치가 극히 저조했다.
한화생명은 2019년 판매한 34만8999건의 치매 보험 중 가입자가 대리청구인을 지정한 건수는 5건으로 0.1%만이 대리청구인을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보생명의 경우에는 치매보험 20만3235건 중 703건, 삼성화재는 11만9676건 중 372건으로 각 0.3%의 가입자가 대리청구인제도를 이용했다.
치매에 걸리면 뇌기능이 손상돼 인지와 판단이 어려워지는 만큼 보험 계약자가 직접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와 같이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보험금 청구가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운영하고 있는 제도가 바로 지정대리인 청구제도이다. 지정대리인은 보험계약자를 대신해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가입자들에게 이러한 제도가 알려지지 않아 90%이상이 향후 치매 질병에 걸렸을 때 본인이 직접 보험금 청구를 위한 각종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실정이다. 치매에 걸렸지만 치매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사실을 계약자 본인이 기억을 해내야 하는 것이다.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치매보험 고객 확보를 위해 높은 보장을 설정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았던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 문제와 직결된 부분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로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며 "치매보험 계약 시 지정대리인을 의무적으로 기입하도록 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