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특급호텔 대중화' 신인식 데일리호텔 대표 "야놀자와 시너지 기대해달라"

#연인과의 기념일. 오늘만큼은 고급 레스토랑과 호텔에서 근사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 잠시 고민을 하다 스마트폰 앱을 켰다. 바로 입실이 가능한 특급호텔과 레스토랑 정보가 뜬다. 80% 할인이라니, 이거 진짠가?

2013년 첫 선을 보인 데일리호텔은 ‘호캉스 족(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잘아는 앱이다. 서비스 콘셉트는 입실 당일까지 판매되지 않은 방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 이용자는 저렴한 가격에 숙박을, 호텔 입장에선 공실률을 줄일 수 있어 좋다.

지난 8일 ㈜데일리 창업자 신인식 대표(35)를 만났다. 깔끔한 인상의 그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지난 사업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데일리는 지난 9월 여가플랫폼 야놀자에 인수돼 탄탄한 성장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

신인식 대표는 “스테이(Stay·숙박), 잇(Eat·식사), 플레이(Play·놀이 콘텐츠), 무브(Move·이동수단)라는 여행의 4요소를 플랫폼 한 곳에서 해결한다는 데일리의 지향점이 야놀자와 맞아떨어진다”면서 “인수 시너지가 본격화될 내년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데일리는 210여 곳의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특1급 호텔 96%를 앱에서 예약할 수 있고, 해외 40만여 곳의 숙박 체인과 제휴를 맺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서비스인 레스토랑 예약 부문에선 1000곳의 파트너를 두고 있다. 현재 데일리는 모바일 호텔 예약 시장 내 점유율 1위(거래액 기준) 업체로 평가받는다.

서비스 론칭은 신 대표의 대학 시절 경험에서 비롯됐다. 특급 호텔의 가격확인 조차 엄두를 못 냈던 나이였지만, 어딘가에는 팔리지 못한 빈 방이 있을 것이라는 점에 아이디어를 얻었다.

첫 사업 시작은 집안 공부방이었다. 친동생과 둘이 사업을 시작했을 땐, 각 지역 호텔에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설명했다. 사업 7년 차인 현재는 특별한 영업 없이도 신규 호텔에서의 제휴 문의가 쏟아진다. 임직원도 90명 규모로 늘어났다.

데일리는 여타 숙박앱과 지향점이 다르다. 첫 페이지에서 여행지와 날짜를 묻는 것 보다, 여행지를 오히려 제안한다. 저렴하게 이용 가능한 레스토랑과 호텔이 있는 여행지를 노출해주는 방식이다. 특별한 계획 없이 훌쩍 떠나는 젊은 층의 여행 패턴을 반영했다.

신 대표는 “데일리는 여행지와 날짜를 먼저 묻지 않는다. ‘여수·베트남 다낭은 어떠세요?’라는 말로 오히려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면서 “우리의 타깃은 일정이 확정돼 있어 이용 목적이 분명한 고객보다, 앱을 통해 정하는 준(準)목적성이 큰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콘셉트는 마감 임박 숙소 할인이었지만, 최근엔 사전 예약기능도 확대했다. 최저가 항공권 검색처럼 호텔 숙박 가격을 일자별로 한 번에 표시해주는 ‘기간특가 캘린더’ 서비스다. 해당 기능엔 고급호텔 숙박이 여행 목적인 ‘호캉스’ 등의 트랜드를 반영했다.

서비스 효과는 분명했다. 캘린더 기능 등을 바탕으로 지난 6개월간 데일리의 특1급 호텔 월평균 거래액은 50% 이상 증가했다. 특1급 호텔의 연 매출 성장률(한국호텔업협회 2018년 집계)이 6%인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앱 전체 거래액 중 특1급 호텔이 차지하는 비중도 38%에 달한다.

올해 거래액은 지난해(1700억원)대비 30% 증가한 2200억원 대로 예상된다. 첫해 거래액인 57억원과 비교해 약 38배 증가한 규모다. 매년 이어지는 성장으로 시장은 데일리호텔의 기업가치를 3000억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신 대표는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가진 야놀자와 시너지를 창출하는 동시에, 고급호텔 위주의 데일리만의 정체성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내년 중엔 데일리에 없던 액티비티·이동수단 콘텐츠를 폭넓게 보강할 계획이다. 야놀자 앱과의 상호 연동도 현재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