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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업계 맞수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당기순이익이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보험사의 덩치를 보여주는 총자산이나 매출 부문에서는 현대해상이 줄곧 2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DB손보가 매출 격차를 좁히고 있어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3287억원으로 작년 3분기(4517억원)보다 27.2% 감소했다.
2위권 라이벌 현대해상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36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574억원) 대비 33.9% 감소했다.
두 회사는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 원가상승에 따른 차보험 손해율 상승 여파로 실적이 감소했다. 자동차보험에선 적정 손해율이 78~80%로 이를 넘으면 적자가 난 것으로 보는데 현대해상이 89%, DB손보가 88.6%를 기록했다.
올해 9개월간 실적을 놓고보면 DB손해보험이 수익성 측면에서 현대해상보다 앞선 양상이다. 두 보험사의 매출액은 비슷한 규모지만, DB손해보험이 현대해상보다 당기순이익을 900억원 이상 더 벌어들였다.
DB손보는 현대해상과의 매출액 격차도 좁히고 있어 두 회사 간 순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을 보면 현대해상과 DB손보는 각각 9조9373억원, 9조6484억원으로 각각 2.8%, 4% 증가했다. DB손보의 매출액은 현대해상 보다 2889억원 적다. 다만 작년 같은 기간 DB손보 매출액이 현대해상보다 3879억원 적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데다 다른 상품 가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두 회사는 차보험 매출(원수보험료) 순위도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올해 1분기만해도 DB손보가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우위를 점했지만, 2분기에는 현대해상이 DB손보를 따라잡고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 시장의 고객정보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운전자보험 시장을 둘러싼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운전자 보험은 기존 자동차 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자동차 사고로 인한 형사·행정상 책임 등의 비용손해를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지난달 DB손보가 운전자보험 가족동승 자동차사고부상 위로금 담보를 확대하자 현대해상도 담보 확대에 나서는 등 공격영업에 돌입했다.
손보업계 총자산은 삼성화재(84조5747억원), 현대해상(46조2130억원), DB손해보험(43조3504억원) 순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덩치는 현대해상이 DB손보 보다 더 크지만, 부문별로는 한치의 양보 없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차보험과 장기보험 매출 확대 및 손해율 관리가 순위 싸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