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매각 목표, 12월 중순경 입찰 마감다양한 업체와 접촉 중, 불황으로 매수자 물색 쉽지 않아상공정 부재 따른 원가부담 확대 탓, 누적적자 날로 심해고온 쇳물서 바로 열연코일 생산 가능한 포스코 혁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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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혁신기술로 내세웠던 광양제철소 CEM(Compact Endless casting and rolling Mill,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설비를 매각한다.

    상공정인 전기로 가동 중단으로 그동안 고로 쇳물을 조달해 제품을 생산해 왔는데, 원가부담 확대로 인한 누적 적자가 심해진 탓이다. 포스코는 연내 매각을 목표로 12월 중순까지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CEM설비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0월부터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현재 적합한 매수자를 찾기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철강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CEM설비 매각에 나선 것은 원가부담이 날로 증가해서다. 포스코는 지난 2015년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CEM공법의 상공정인 하이밀(전기로)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에는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토페도카(TLC)로 운송, 이를 활용해 CEM설비를 가동해 왔다. 하지만 운송비용 부담 확대로 생산비중을 날로 줄여왔으며, 올해 2월에는 결국 가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포스코는 CEM설비 부재로 인한 공급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CEM설비 가동률을 낮추면서 다른 라인에서 열연박판을 생산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연내 마땅한 매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년 역시 불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외 철강사들이 기존 설비에 더해 추가 투자를 하기에는 큰 부담감이 따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며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12월 중순까지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CEM은 포스코가 약 2300억원을 들여 2009년 광양 미니밀(現 하이밀) 열연공장을 완전 개조하는 가운데 탄생했다. 이 가운데 CEM설비에 투자된 금액은 약 1000억원 규모다.

    CEM은 제철공정의 새로운 혁신으로 컴팩트하고 효율적인 기술이라고 부른다. 때문에 경제적, 시간적 효율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열연강판을 냉연강판 영역인 두께 0.8mm 박물재로 생산 가능하단 점은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CEM은 기존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공정의 변화를 불러왔다.

    일반공정에서 철을 만들기 위해선 슬라브를 만드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CEM은 연속 주조 후 바로 압연해 열연코일을 생산해낸다.

    연속 주조와 압연을 하나의 공정으로 합쳐 쇳물로부터 열연코일 제품을 직접, 그것도 중간소재인 주편(주조된 시편)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얇은 코일을 생산하는 혁신 기술이다. 이것이 바로 CEM공정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 주조속도의 연연속 압연공정이다. 

    쉽게 말해 고온의 쇳물을 슬라브 등 중간소재로 굳힌 후 제품을 만드는게 아니라 쇳물에서 바로 열연코일을 생산해낸다는 얘기다.

    CEM의 핵심은 고속주조기술이다. 기존 주조속도로는 압연기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 연주기와 압연기를 한 공정으로 만들 수 없었다.

    포스코는 CEM공정을 개발하며 평균 1.8미터에 불과했던 주조속도를 6.5미터까지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최대 8미터의 열연코일을 생산하는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