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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상품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보험사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가 하면, 일부 대형사들은 단독 실손보험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 중 독립법인대리점(GA) 등에서 1년 이내 삼성생명이나 타사에서 입원 수술 지급 이력이 있는 고객에 대해 단독 실손보험 가입을 제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료쇼핑이나 과잉진료 등으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증해서다.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으로 100%를 넘으면 적자를 본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업계 평균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29.1%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지난달부터 실손보험 손해율이 140% 이상인 대리점과 설계사들을 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까다로운 계약 심사를 적용하고 있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DB생명은 올들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으며 NH농협생명은 지난 8월부터 온라인 채널을 통한 실손보험 상품 가입을 일부 차단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17년 8월 판매를 중단했으며 KDB생명과 KB생명은 지난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2017년만해도 14개 생보사가 실손보험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9곳만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 가입건수는 3400만건이며 손실액은 1조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업계 평균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21.7%로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내준 보험금이 더 많았다.
업황악화가 순이익 감소로 이어지자 보험영업 손실 주범으로 꼽히는 실손보험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 이력이 있는 고객에 대해 가입 문턱을 높이거나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는 손해율 상승을 이유로 보험료 조정 최대치인 25%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보험료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기존 고객을 의식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보다 가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손해율 관리에 나섰다”며 “손해율 개선을 위해 보험료 차등제 등의 대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도입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험사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