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간 첫 M&A 본격화과기정통부, 협력사 3년 유지 및 상생방안 마련 주문CJ헬로 노조 및 시민단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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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간 첫 M&A(인수합병)인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향후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안정 보장 계획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기존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3년 간 유지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조건부 승인'에 나섰지만, CJ헬로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보다 구체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기 위해 신청한 주식취득 인가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과기정통부의 방송분야 심사 결과 LG유플러스는 1000점 만점에 727.44점(승인 기준점 700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LG유플러스가 지난 3월 정부에 CJ헬로 기업결합 심사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꾸준히 논란이 불거진 '조직 및 인력 운영(고용 및 협력업체와의 상생방안 포함)'과 관련해선 60점 만점에 37.33점을 받았다.현재 과기정통부는 이번 인수 승인 과정에서 CJ헬로 협력업체와의 기존 계약을 일정기간 유지하고 상생방안 이행계획을 마련하도록 하는 조건을 부과한 상태다.구체적으로 CJ헬로는 3년 간 기존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지속 유지해야 하며 LG유플러스도 CJ헬로와 함께 협력업체 종사자의 고용안정 및 복지향상 방안이 포함된 상생방안 이행계획을 수립, 과기정통부에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과기정통부의 이 같은 조건부 승인 내용에도 CJ헬로 노조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그간 꾸준히 제기해 온 LG유플러스의 비정규직 직접 고용을 비롯해 '위험의 외주화' 구조 개선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이와 관련해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이하 희망연대노조)은 "CJ헬로와 LG유플러스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데 정부가 찬물을 끼얹었다"며 "정부가 부과한 조건은 LG유플러스의 예상 범위 내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도 논평을 통해 "핵심 의제였던 일자리 관련 심사내용은 낙제점이다. LG유플러스가 셀프 심사한 것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LG유플러스의 안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며 "과기정통부가 잘못 끼운 첫 단추를 반드시 풀어낼 것"이라고 피력했다.앞서 CJ헬로 고객센터 등 비정규직 직원들은 노숙농성과 집회 등을 통해 LG유플러스에 인수 이후 고용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지난 12일에는 희망연대노조 CJ헬로 고객센터지부가 과기정통부의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LG유플러스에 고용안정 보장 및 노동환경 개선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1566명 서명)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전달한 바 있다.당시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과기정통부는 방송·통신과 관련한 쟁점만을 심사 과정에서 다룰 것이 아니라 LG유플러스의 사회적·경제적 책임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해 최종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특히 박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과기정통부가 인수 승인을 내리더라도 고용승계와 안정을 심사하는 포괄적 규정을 참고해 LG유플러스 측에 책임 있는 답변을 받아내도록 할 것"이라며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후속 작업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면밀한 검토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CJ헬로 노조와 시민단체, 을지로위원회 등은 향후에도 기존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공동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한편 이에 대해 CJ헬로 측은 "기존 협력업체와의 상생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일축했다. LG유플러스 역시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조건에 대해 성실히 이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