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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7일 3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면서 임상현 전무가 임시 직무대행에 나선다.
당초 청와대는 반장식 前 청와대 일자리 수석을 기업은행장에 내정했으나 노동계 반발로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을 선뜻 내리지 못하면서 수장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덩달아 기업은행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도 혼선에 빠졌다.
기업은행은 27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김도진 행장 이임식을 끝으로 28일부터 임상현 전무의 행장 대행체제에 돌입한다.
기업은행 수장 공백은 청와대와 노동계가 행장인사를 놓고 정면대결을 펼치면서 촉발됐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이후 대통령이 임명한다.
청와대는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12월 중순경부터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을 낙점했으나 기업은행 노조의 반대가 심해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을 사실상 내정했으나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고민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행장대행을 맡은 임 전무의 임기가 내년 1월 20일까지라 늦어도 내달 20일 전에 인사를 확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 지역경제과장,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 사회재정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으로 일한 예산 전문가다. 현재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반 전 수석이 ‘예산통’인 반면 금융인으로서 전문성 검증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기업은행 노조는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 반대’를 펼치며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캠페인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 100인 집회 등을 진행했다. 이날 저녁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조합원 3000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기업은행 노조 조합원뿐만 아니라 금융노조, 한국노총 관계자까지 총출동한다.
노조는 반장식 전 일자리 수석 등 외부 인사를 은행장으로 임명할 경우 내년 4월 총선까지 출근 저지 투쟁과 파업, 민주당과의 정책협약 파기를 예고했다.
내부 출신 행장후보는 임상현 전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업은행 차기 행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계열사 CEO인사도 늦어지고 있다.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와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임기가 각각 지난 3일, 12일, 14일로 만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