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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이 이달 중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푸르덴셜생명은 매각 소문과 관련해 동요하고 있는 사내 분위기를 다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오는 16일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이달 중 숏리스트도 선정한다.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싱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미국 푸르덴셜이 오는 2022년 국내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추가적인 자본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저금리, 저성장으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예비실사를 통해 매물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매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은 KB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자산 기준 업계 17위에 불과하며 그룹 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안 될 정도로 미미하다.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경우 업계 10위권 내 진입이 가능해진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지난해 1월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한 뒤 종합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생보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보험업계 알짜 매물로 꼽힌다. 작년 6월 말 기준 자산은 20조1938억원으로 11위,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50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505.1%로 1위다.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푸르덴셜생명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가격이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달 중 원매자 윤곽이 드러나고 매각 가격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푸르덴셜생명은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직원들의 내부 동요 단속에도 들어갔다. 푸르덴셜생명은 작년 11월 매각설이 불거지면서 내부 직원과 라이플래너(설계사)들의 동요가 커졌다.
푸르덴셜생명은 영업 현장 혼선을 막기 위해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푸르덴셜생명 커티스 장 대표이사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예상치 않은 이슈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말한 예상치 못한 이슈가 매각일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커티스 장 사장은 신년사에서 “어둠이 짙어지면 별이 빛나듯이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생명보험에 대한 가치와 우리의 미션은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며 “올 한해는 각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내부 직원들에게 매각설에 연연하지 말고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