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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손해율 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고 위험률이 낮은 우량고객 중심의 판매 전략을 펴고 있는 게 그 예다. 손보사들은 차를 적게 탈수록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주행거리 특약(마일리지 특약)을 세분화하고 할인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손해율 관리에 나서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달 29일 책임 개시 계약건부터 자동차보험 주행거리 특약 구간을 세분화하고, 할인율을 조정한다.
현대해상은 주행거리 특약에서 1만2000km 이하 구간을 신설해 7%의 할인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주행거리 1만5000km 이하 구간은 할인율을 기존 6%에서 5%로 1%포인트 하향 조정키로 했다.
1만km 이하는 현행과 같이 할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주행거리 특약은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로, 주행거리가 낮을수록 할인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손보사들이 마일리지특약 조정에 나서는 것은 우량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사고 위험률이 낮아져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9%로 2018년 3분기(82.2%) 대비 6.8%포인트 높아졌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원인으로는 정비 수가 인상, 육체 노동자의 정년 연장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지난해 보험료 인상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대다수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육박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사고율이 낮은 우량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타 손보사도 주행거리 주행거리 특약 할인율 조정을 추진 중이다.
손해율에 부담을 느낀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위한 요율 검증을 보험개발원 등에 의뢰했지만, 보험료 인상은 잠정 중단한 상태다. 보험료 인상폭은 3%대 중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자구노력을 주문한 상황에서 손보사들은 눈치만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한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 카드를 꺼내 들기 어려운 것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보험사 CEO들에게 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해달라고 주문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할인 특약 조정 등을 통해 위험률이 낮은 우량고객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보험료 인상을 추진 중인 것은 맞지만 상황을 보고 인상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