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조정 민원 내용 확인 → 은행에 사실 조회 요청 중작년 10월 기준 환매 연기된 은행권 펀드 잔액 4389억은행 "라임 불법 자산운용 행위 몰랐다" 대리판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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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관련 분쟁조정 민원이 100건 이상 접수됐다. 라임자산운용 뿐만 아니라 펀드 기획에 관여한 은행, 증권사까지 얽혀 있어 금융권 전반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관련 분쟁조정 민원은 지난 10일까지 총 100여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금감원은 분쟁조정 민원 내용을 확인하고 각 은행에 사실 조회를 요청해 해당 건의 답변을 요구 중이다. 

    작년 10월 라임운용은 '테티스2호', '플루토 FI D-1호', 무역금융 펀드로 불리는 '플루토 TF-1' 등 총 3개의 모(母)펀드에 투자하는 자(子) 펀드 상환과 환매를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있다.

    회사 측은 자산을 무리하게 저가에 매각하면 투자자에게 손실이 돌아갈 수 있어 환매를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무역금융 펀드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이 최소 6000만달러 규모 가짜 대출 채권을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등록취소 조치를 받았고, 라임운용은 2018년 11월 자산손실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펀드를 계속 판매한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주요 은행들이 보유한 라임자산운용펀드 잔액은 1조636억원에 달한다. 작년말 기준 우리은행이 5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3940억원, 하나은행 1235억원, 농협은행 461억원 순이다.

    이 가운데 작년 10월 환매가 연기된 펀드 잔액은 4389억원이다. 전체 환매 연기 펀드 추정금액(1조5587억원)의 28.2%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금감원은 삼일회계법인 실사보고서가 나오고 해당 펀드 손실액이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분쟁조정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일단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에서 라임자산운용 검사 결과부터 발표하고 실사가 진행되야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불완전판매 여부를 판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투자금 손실 관련 피해보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라임자산운용의 자(子)펀드는 상품 판매 위험도가 3~4등급으로 위험성이 낮아 불완전판매를 확정짓기 어려워서다. 

    실제로 불완전판매 피해가 인정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는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DLF의 수익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들에게 상품을 가입시켰다는 점에서 부당가입이라는 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라임운용의 펀드는 위험도가 낮아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웠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일단 상품 구조부터 살펴본 뒤 이번 사태를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라임운용 펀드 사태로 금융권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운용사의 부실자산 투자와 펀드수익률 부풀리기 등 불법행위 의혹과 판매사인 은행의 불완전판매 의혹까지 번지고 있어서다.

    판매 은행들은 라임 사모펀드의 불법 자산운용을 알지 못했고 그저 대리 판매만 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판매 은행들은 공동대응반을 구성해 대응책을 논의 중이며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