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의류관리기 잇는 대박템 찾아라"CES서 첫 제품 공개… 신가전 영역 확장 초점"건강식 먹거리 투자 아깝지 않다"… '소비문화' 반영 눈길
  • ▲ CES 2020에서 소개된 삼성전자 
 식물 재배기 ⓒ삼성전자
    ▲ CES 2020에서 소개된 삼성전자 식물 재배기 ⓒ삼성전자
    지난 10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양한 신(新)가전 신제품을 선보이며 올해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공기청정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기존 신가전에 이어 식물재배기, 신발관리기, 수제맥주제조기 등으로 영역은 확장됐지만 비슷한 아이디어를 적용한 제품을 내놓은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0일 폐막한 'CES 2020'에서 식물재배기와 신발관리기, 의류 코디 시스템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관심받았다. 이 중 특히 식물재배기는 삼성과 LG 양사에서 모두 선보이며 건강식 먹거리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최근 소비문화를 대표적으로 반영했다.

    LG전자는 CES에 며칠 앞서 신개념 식물재배기를 처음 공개하며 신가전 강자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내부 온도와 급수를 제어하는 기술과 공조와 LED 조명 등 기존 생활가전 기술력을 집약해 냉장고와 비슷한 형태로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식물재배기와 함께 와인셀러나 냉장고를 빌트인으로 구성한 라인업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삼성전자도 CES에서 식물재배기를 선보여 맞불을 놨다. 아직 시제품 상태인 삼성 식물재배기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적합한 씨앗 패키지를 골라 LED 광원과 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식물을 키운다는 방식에서 LG 제품과 큰 차이점이 없다.

    삼성은 이와 함께 신발관리기도 처음 소개하며 신가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기존 신가전 중 하나인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의 원리를 적용해 집에서 쉽게 신발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신발 착용후 해당 기기에 넣어두기만해도 탈취와 습기제거로 신발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한다. 이 제품은 식물재배기와는 달리 올 상반기 중 국내 출시가 예정된 상태로 올해 삼성이 내놓는 첫번째 신개념 가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로 신가전 시장 선구자로 자리매김한데 이어 의류 코디 프로그램을 갖춘 또 다른 신가전으로 시장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처음 공개한 '씽큐 핏(ThinQ Fit) 콜렉션'을 이번 CES에서 본격적으로 홍보하며 의생활 관련 가전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기술을 보여줬다.

    이 제품은 자체 개발한 3D 카메라로 사용자와 비슷한 아바타를 생성하고, 그 아바타에 다양한 스타일, 사이즈의 옷을 입혀볼 수 있게 했다. 향후 의류 쇼핑 서비스로 연계해 사업을 확장해갈 수 도 있다.
  • ▲ 왼쪽부터 LG전자의 새로운 식물재배기와 와인셀러, 냉장고를 빌트인으로 구성한 모습. ⓒLG전자
    ▲ 왼쪽부터 LG전자의 새로운 식물재배기와 와인셀러, 냉장고를 빌트인으로 구성한 모습. ⓒLG전자
    이처럼 이번 CES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양한 분야에 숨어있던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충족할 수 있는 신개념 가전을 선보이는데 특히 공을 들인 모습이다. 이와 동시에 신가전은 최근 몇 년 사이 기존 가전시장 성장 정체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검증을 거치면서 가전업계에 독보적인 캐시카우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 가전시장에서의 선전을 기반으로 올해부터는 양사가 본격적으로 해외에서 신가전 시장 키우기에 돌입하기도 한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실적발표를 통해 "국내시장에서는 신가전 제품들이 확고히 자리를 잡았고 중국과 일본,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고 평가하며 "내년(2020년)부터는 해외에서도 신가전으로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를 잇는 이른바 '대박 아이템'을 찾기 위한 발걸음도 재촉할 것이란 관측이다. 건조기는 국내 시장에서 135%(2018년 기준), 의류관리기는 167% 성장하며 가전사업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필수 가전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프리미엄 제품 소비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할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는데 만전을 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비슷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비슷한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비슷한 시기 출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며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같은 카테고리의 제품을 출시해 자사 제품의 기술력과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마케팅이나 가격 경쟁에 보다 초점을 두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양사의 적극적인 신가전 제품 개발 경쟁으로 전체 신가전 시장 차원에선 다양성이 확보되고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도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