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 대응에 나설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신종코로나 사태가 조기 종결돼 2분기 경기가 급반등할 수도 있는 만큼 한은이 곧바로 금리 인하로 대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전례를 들어 이번에도 신속히 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9일 국내외 금융업계에서는 신종코로나의 경제 영향을 분석해 최근 보고서를 내고, 신종코로나 확산이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요 및 공급 충격은 향후 수개월 간 아시아 무역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라며 "특히 지역 내 공급체인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의 무역에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JP모간은 신종코로나 충격으로 한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전기 대비 -0.3%)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이 이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선제적인 경기 부양 수단으로 재정정책보다는 통화정책이 더 적절하다는 시각이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0.5%포인트에 불과했는데 올해 재정을 추가로 풀어 성장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효과도 제한적"이라며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이 나왔던 점이 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과열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은은 메르스가 확산하던 2015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내린바 있다. 사스 사태가 있었던 2003년에도 5월과 7월에 금리를 인하했었다.
반면 한은이 감염병 확산 추이와 실물경기 흐름을 확인하고서 정책 변경을 검토할 것이란 신중론도 거론된다.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데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2분기 내에 빠르게 조기 종료되면 연간 성장세에 큰 타격을 미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은 이달 17일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