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목표로 두 회사 전산시스템 통합 추진 임금 격차·퇴직금제도 방식 달라 진통 예상
  • ▲ 왼쪽부터 신한생명 본사 건물, 오렌지라이프 본사 건물.ⓒ각 사
    ▲ 왼쪽부터 신한생명 본사 건물, 오렌지라이프 본사 건물.ⓒ각 사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통합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달 주식교환을 통해 신한금융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두 회사의 합병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통합법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2개 생보사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운영방식과 IT·회계 통합, 임금 문제 등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28일 주식교환을 통해 오렌지라이프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오는 14일 오렌지라이프가 상장폐지 되면 신한생명과 통합 작업에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다.

    2개 생보사는 내달 중 내부적으로 IT 통합 등의 구체적인 통합법인 출범 방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컨설팅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통합 작업이 더디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신한금융은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앞서 내년 초까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산 통합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하면 총 자산만 60조원이 넘는 대형 생명보험사가 탄생하게 된다.

    다만 2개 생보사의 통합 과정에서 시너지 창출을 위한 사업부문 조정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생명보험업계는 저금리 장기화와 업황 불황으로 실적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27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2018년(3113억원) 대비 12.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신한생명은 2018년(1310억원) 대비 5.5% 감소한 1239억원을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통합법인 출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협화음이 우려된다. 두 회사는 영업채널 강점이 다르고 조직 문화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렌지라이프가 영업 채널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신한생명은 방카슈랑스와 텔레마케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젊은 대졸 남성 이미지의 설계사를 앞세워 개인 실적 위주의 영업 정책을 펴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젊은 남성 설계사들이 SNS를 통해 억대 연봉 등을 과시하며 홍보 활동을 벌여 자체적인 관리 감독에 나서고 있다. 반면 신한생명은 40대 여성 중심으로 보수적인 영업활동을 펴고 있다. 보험사 이미지 정립과 주력 고객 타깃 설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두 회사의 연봉 격차도 풀어야할 숙제다. 2018년 기준으로 오렌지라이프의 직원 평균 연봉은 9400만원에 달한다. 남성 평균 급여액은 1억1500만원, 여성은 8100만원 수준이다.

    신한생명의 평균 연봉은 7970만원대로 남성 평균 급여액이 1억660만원, 여성 평균 급여액 5670만원대를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평균 근속연수가 10년이 넘는 비슷한 상황에서 급여는 1000만원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오렌지라이프는 현재 퇴직금 누진제를 운영 중이다. 퇴직금 누진제는 장기 근속자에 대한 우대 개념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이 할증되는 특징이 있다. 회사의 퇴직금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에서 누진제 폐지 논의가 진행될 것이란 게 업계 전언이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의 퇴직금 누진제에 칼을 댈 경우 내부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재무 부담이 큰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한 상태다. 신한생명은 2005년 기존 퇴직금누진제를 ‘단수제’로 전환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통합된다면 오렌지라이프는 퇴직금 누진제도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통합법인 출범 과정에서 임금문제, 조직개편 등의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