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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이 성과급제 확대를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딪혀 결국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봉의 5%를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를 확대 운영하려 했다가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손해보험은 내부적으로 성과급제 폭 확대 및 누적평가 방식 도입을 추진하다가 철회했다.
KB손보는 호봉제 기반에 성과급제가 일부 결합된 성과혼합형 호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성과급제를 도입했으며 S, A, B, C, D 등 총 5개 등급으로 나누고 매월 급여의 일정 부분을 각출해 연말에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S등급은 200% A등급 150%, B등급은 100%의 성과급을 지급한다. 상위 평가 등급을 받은 직원은 더 많은 성과급을 가져가지만 전체 20% 수준인 하위 등급은 0~30%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하위인 D등급인 경우엔 성과급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
현재 KB손보의 성과급 차등폭은 5%다. KB손보 사측은 기존 성과급제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과급제를 확대하게 되면 변동되는 급여 폭도 확대된다.
KB손보는 매년 직원의 연봉의 5%를 떼어 쌓아뒀다가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해왔다.
직원들에 대한 등급 평가는 연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매년 성과급도 달라지는 상황이다. 사측은 노조에 이러한 등급 평가 방식을 누적 평가로 전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3년간의 성과를 평가해 누적된 평가를 바탕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내부 직원들에게 경쟁 보험사의 2~3년 누적 평가 운영 방식을 언급하며 누적 평가 방식 도입의 뜻을 밝힌 것이다. 현대해상 수준으로 성과급제를 확대 하고자 했다는게 KB손보 측의 설명이다.
노조는 누적 평가의 경우 수년간 성과를 반영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더욱이 개인의 급여를 각출해 회사가 등급에 따라 배분하는 상황에서 성과급 비율을 확대하고, 누적 평가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KB손보가 성과형 임금체계 확대를 추진한 것은 고임금 저효율 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손해율 상승과 사업비 증가로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KB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감소했다. 성과급제가 동기부여와 내부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은 관련 제도 확대를 꾀하고 있다.
KB손보는 지난해 연말 비용절감 차원에서 실 단위 조직은 파트 단위로 변경하고 팀장 보직도 없애는 등 조직을 슬림화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KB손보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업무에 집중하는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2019년 교섭에서는 성과급제 확대에 관해서는 더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KB손보는 성과급제 확대는 철회했지만, PC온오프제와 관련해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자리를 비운 이석 시간을 기록하는 이석관리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 중이다. 자리를 비운 시간을 체크해 근무시간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시스템을 통해 직원이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휴식하는 것을 초 단위 분 단위로 감시하려는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