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스손보가 상담 업무를 위탁한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보험사들의 콜센터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콜센터 업무 특성상 집단 감염에 취약할 수 있어 현황 점검 및 비상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에 위치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직원과 가족 등 10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오전 10시 기준)을 받았다.
해당 콜센터 직원 207명이 검사를 받았으며, 추후 검사 결과가 나오면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콜센터 집단감염으로 수도권 확진자수도 늘어나면서 보험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많은 인원이 근무하는 밀집된 근무 환경과 전화 상담 업무 특성 때문이다.
보험사 콜센터에서 집단감염 문제가 불거지자 주요 손보사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내 손보사 8곳의 콜센터(영업 포함) 근무 직원 수가 1만명이 넘는 만큼 대응 방안 마련이 필수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메리츠화재(2600명), 삼성화재(1530명), KB손해보험(1200명), DB손해보험(1100명), 현대해상(1100명), 한화손해보험(1054명) 등 6개사는 콜센터 근무 직원수가 일제히 1000명을 웃돌고 있다. 흥국화재 콜센터에는 735명, 롯데손해보험 콜센터에는 713명의 직원들이 근무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집단발병 우려가 있는 만큼 보험사들은 한 공간에 모여 있던 직원을 다른 층에서 흩어져 근무토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37개 지역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메리츠화재는 콜센터 직원을 층별로 분산 배치하고,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한 상태다. 경기도 부천사옥과 부산사옥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콜센터 직원들을 5~6개 파트로 나눠 분산 근무하게 했다. TM 영업 조직에는 직원의 60%만 출근하는 방침을 내렸다.
6개 지역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삼성화재는 층별로 직원들을 나누고, 사무실 내 공간에 개인별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공간 분리에 나섰다.
현대해상도 오늘(12일)부터 4개 지역에서 센터를 운영 중인 가운데 직원 3분의 1을 유급 휴가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근무자들의 배치 간격을 넓혀 직원들의 접촉 밀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롯데손보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8개 지역 콜센터 이외 별도의 사무 공간을 마련해뒀다.
흥국화재는 서울 영등포에 있는 근무 상담사 근무지를 임시로 분산 운영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도렴동과 부천 지역으로 나눠 분산 근무를 시행 중이다.
비상사태 발생에 대비한 재택근무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3개 지역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KB손보는 유사시 재택근무 등 비상대응 계획을 마련해뒀다. DB손보는 4개 지역 센터별로 비상시 재택이 가능하게끔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이달 초 자택에서 본사 콜 시스템에 접속할 환경을 갖추고 재택근무를 시범 실시하기도 했다.
한화손보도 8개 지역에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 콜센터 직원 100명에 한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콜센터가 폐쇄될 경우를 대비해 비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사태가 더 퍼지면 분산 근무와 재택근무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