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이사회 회의 진행1년 추가 연장 여부 논의 후 2023년 도입 결정LAT 적립 기준 강화 일정도 또다시 연기될 듯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이 기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1년 연장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이사회는 17일 오후 11시 30분(영국시간 오후 2시30분)부터 IFRS17 시행 연기를 위한 이사회 회의를 진행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여파로 원격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찬반 투표에서 IASB 위원 14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찬성하면서 승인됐다. IASB가 이사회를 앞두고 공개한 이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담은 회의 자료(스태프 페이퍼)에는 IFRS17을 1년 더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사회는 일부 보험사의 전산시스템 개발 준비 미흡 등을 고려해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ASB는 IFRS 17 ‘보험계약’의 최종 개정 기준서(시행시기 포함)를 올해 6월 말 공표할 예정이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산출하는 회계제도를 말한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보험부채가 증가하게 된다. 저금리 상황에선 자산보다 부채 가치가 커져 순자산이 줄어들고,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IFRS17도입 시기는 지난 2018년 11월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기존에 2021년부터 도입하기로 했지만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보험사의 요청에 따라 1년 미뤄졌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IFRS17 시행은 총 2년 연기됐다.

    새로운 지급여력지도인 킥스(K-ICS) 적용 시점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IFRS17 시행이 2021년에서 2022년으로 연기되면서 지난해 킥스 사전단계인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제도(LAT)에 따른 책임준비금 강화 일정을 연기했다. 금융위는 당초 할인율 축소를 골자로 하는 LAT 적립기준 강화 일정을 지난해 말 결산부터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IFRS17 시행이 연기됨에 따라 계획을 1년씩 연기하기로 했다.

    LAT란 결산 시점의 할인율 등을 반영해 보험사의 부채를 재산출한 뒤 이 값이 현행 부채보다 크면 책임준비금(보험 부채)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하는 제도다. 시장 이자율이 떨어지면 할인율이 함께 하락하며 보험부채의 현재가치 평가액은 증가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IFRS17 시행과 신 지급여력제도인 킥스 도입에 앞서 보험부채를 단계적으로 시가평가 하도록 LAT제도를 도입했다.

    보험사는 보험부채의 현재가치금액과 회계장부상 보험부채의 차이를 매년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금리 하락에 따라 LAT에 의한 책임준비금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LAT의 적립 기준 강화 일정이 또다시 연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리하락으로 인해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자본확충 비용이 늘어나고, 보험사의 실적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고금리 상품을 팔았던 생명보험사의 경우 자본확충 부담이 커진다. LAT 적립기준 강화 일정 연기는 업계에 영향을 미친다. 제도가 1년 연기되면 보험사들은 만기가 도래하는 고금리 계약은 늘고 이를 우량한 신계약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IFRS17 시행 시기에 따른 보험사의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LAT 등 관련 제도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