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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누적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를 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1조27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2018년(1조1084억원) 대비 14.8%(1639억원) 증가한 수치다.
또한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상위 10개사가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6%(63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업권의 순이익 급증은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에서 비롯됐다. 판매관리비(인건비)가 1274억원 늘어난 가운데 중금리 대출 확대 등으로 이자이익(2776억원 증가) 이 더 크게 늘어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총 대출은 65조원으로 1년 전(59조1000억원) 대비 10%(5조9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가계 신용 대출은 1년 새 34% 급증했다. 2018년 11조2000억원이었던 가계 신용 대출이 지난해 15조원으로 3조8000억원 늘어난 것.
금융 당국의 중금리 활성화 정책에 따라 2018년 10월부터 중금리 대출이 가계 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빠지면서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한 데 따른 결과다.
반면 가계 담보대출은 2018년 1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1조1000억원으로 11.2%(1조4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가계대출은 가계 신용 대출 확대의 영향을 받아 10.1%(2조4000억원) 증가한 2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자산은 77조1000억원으로 2018년 말(69조5000억원) 대비 11%(7조6000억원) 증가했다. 총여신도 65조1000억원으로 2018년 말(59조2000억원) 대비 10%(5조90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업권은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지난해 말 총여신 연체율은 3.7%로 2018년 말(4.3%) 대비 0.6%포인트 떨어졌다.
대출채권 잔액 증가, 부실채권 매각 및 상각에 따른 연체 채권 감소에 영향을 받았다. 그 결과 기업대출 연체율은 3.9%로 전년 말(4.2%) 대비 0.3%포인트 하락했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3.6%로 전년 말(4.6%) 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7%로 2018년(5.1%)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순이익 증가 영향으로 자본 적정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순이익 증가에 따른 자기자본 증가율(15.9%)이 위험가중자산 증가율(11.5%)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89%로 2018년 말(14.32%) 대비 0.57%포인트 상승해 규제비율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금감원은 자산을 기준으로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 1조원 미만은 7%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최근 저성장과 코로나 사태 등으로 연체율 상승 위험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어 건전성 현황을 자세히 지켜볼 예정"이라며 "취약 차주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대출금리 합리화, 선제 채무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