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권 분쟁’ 1라운드에서 승리한 대한항공이 62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다.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자금 확보차원이다. 그간의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내달 만기인 회사채 상환도 무리 없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30일 6228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한다. ABS는 미래 매출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품이다. 대한항공은 BC카드로 결제될 한국지사 항공권 매출채권을 담보로 제시했다. 만기는 15개월부터 최대 60개월까지며, 회사는 오는 2025년까지 원금과 이자를 갚는다.
이번 ABS는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 15곳이 주관사와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전량 소진됐으며, 산업은행이 800억원을 매수해 가장 많은 물량을 가져갔다.
민간에선 NH투자증권(600억), 한국투자증권(600억), KB증권(600억), 키움증권(600억), 유안타증권(550억), 미래에셋대우(550억), 부국증권(400억), 교보증권(200억), 하이투자증권(300억), 대신증권(150억), 신한금융투자(200억), 한화투자증권(150억), SK증권(150억), 신영증권(150억)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ABS를 인수한 뒤 기관투자자에게 이를 매각한다.
대한항공의 이번 ABS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지난 2016년 회사채 상환을 위해 9000억원 어치의 ABS를 발행한 이후 가장 컸다. 코로나19 등 최근 어려운 영업환경을 반영한 결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ABS로 자금 유동성을 일부 확보하게 됐다. 유입 현금은 다음 달 만기될 2470억원의 회사채 상환에 우선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자금은 긴급 운영비용과 추가 회사채 상환 등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차입금은 15조8828억원이다. 이 중 4조3542억원 가량이 올해 만기된다. 회사 측은 송현동 부지,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등을 매각해 이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원태 회장이 ‘경영 정상화’를 사업방향으로 내세운 만큼 자금 확보를 위한 기타 유휴자산 매각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규모 현금 유입으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해당 자금을 경영정상화에 투입해 상황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