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목표 5%에 그쳐글로벌 발주세 예상 보다 부진… 1~2월 발주 76% 감소좀 더 지켜봐야… LNG선 기대 여전
  • ▲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16년 인도한 초대형LPG선의 시운전 모습.ⓒ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16년 인도한 초대형LPG선의 시운전 모습.ⓒ현대중공업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올 수주 목표 달성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코로나 여파로 물동량이 준데다 국제유가 급락까지 겹쳐 발주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초 실적으로 전체 흐름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일반론이지만 일각에선 신조 발주 공백이 최소 여름까지 이어질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 조선3사(현대중공업그룹·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누적 수주액은 16억달러로 연간 목표액의 5%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34억달러) 대비 53% 줄은 수치다. 조선 3사들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315억달러로 삼았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는 9억달러를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의 5.7%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4억달러로 5.6%, 삼성중공업은 3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17% 수주율의 보였던 삼성중공업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저조한 수주는 글로벌 발주세가 예상보다 부진하기 때문이다. 올 1~2월 전세계 누적 선박발주량은 전년 동기(489만CGT) 대비 무려 76% 감소한 117만CGT를 나타냈다. 글로벌 발주량은 2018년 1~2월에도 772만CGT을 기록하며 2년 연속 감소세를 그리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양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신조 발주물량이 지난해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 지연도 일부 발생하지만, 신조 발주가 줄면서 글로벌 잔고와 선대 비율은 현재 10%에서 8.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국제유가가 급락도 발주 지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30일 1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폭락했다. 1월달과 비교해 두 달 사이 55% 이상 추락한 것이다. 러시아와 증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가 4월부터 증산에 돌입해 추가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올해 조선 3사의 수주 목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유럽과 미주의 경제활동이 중단되고 선주들의 동북아 방문이 불가능해지면서 신조 투자가 8월까지 중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2019년 당시 '미중 무역분쟁' 때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 정도를 확인하며 신조 투자를 관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받기 전이던 2월까지 수주도 목표의 3~4%에 불과하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60% 정도 부진하게 출발했다"면서 "최소 여름까지 신조 발주 공백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을 두고 전체 흐름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수주 분위기가 예상보다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월별 수주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초 실적으로 올해 수주 전망을 예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 연초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 분위기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유가 급락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선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가 다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