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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 품에 안기면서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셩생명 매각 주관사 골드만삭스는 KB금융을 푸르덴셜생명 최종 인수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매각가격은 2조2650억원 규모다.
푸르덴셜생명은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협상 과정을 거쳐 연내 매각을 완료할 방침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1조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1위 수준이다. KB금융에서 인수를 완료한 뒤 생보업계 17위인 KB생명과 통합법인을 출범할 경우 업계 9위로 올라서게 된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408억원이다. 임직원 600여명과 전속보험설계사 2000여명 등 상당한 영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KB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41억원이다.
KB금융이 인수를 마무리하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후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조직안정과 시너지 강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어서 물리적 통합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설계사 조직이 강하고 ‘푸르덴셜’ 이름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편이어서 물리적 통합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따라 보험업계엔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지각변동이 현실화됐다.
내년에는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통합이 예고된 상태여서 또다시 업계 지각변동이 이뤄진다. 업계 8위인 오렌지라이프와 업계 6위인 신한생명이 통합되면 업계 4위가 된다.
보험업계는 인수합병(M&A) 이슈로 순위 변동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 2018년 PCA생명과 통합법인이 출범하면서 단번에 자산규모 5위로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내년 신한금융 계열사의 통합 법인이 출범하면 6위로 밀려나게 된다.
KDB생명도 10년만에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부터 세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최근에는 중견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위한 단독 실사를 진행해 주목받고 있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의 지분 92.73%를 약 2000억원대에 매입하고 추가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은 최대주주인 KDB칸서스밸류PEF와 산업은행·칸서스자산운용이 각각 68.20%, 2.74%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 인수합병으로 중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며 “인수합병 이후 통합법인이 출범하게 되면 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