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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코로나19에 이어 국제유가까지 하락하면서 수주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8년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하면서 전 세계 선박 발주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이는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이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조선업계는 당장 해양플랜트 발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통상적으로 해양플랜트는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를 넘어야 수익성이 나기 때문에 저유가 상황에서는 발주를 하는 게 오히려 손해다.
2011~2012년쯤에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을 때 해양플랜트 발주가 쏟아지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이 대호황을 누린 바 있다.
물론 해양플랜트가 3~5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된다는 측면에서 단기적인 유가하락에 좌지우지 되지는 않겠지만, 오일 메이저 업체들 입장에서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
국내 조선업계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최근 들어 해양플랜트 발주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즉, 갑자기 발주가 줄어드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또 이미 국내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비중을 줄였고, 인력들도 전환 배치해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발주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선박 발주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와 물동량 감소를 더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자금 조달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선사 및 오일 메이저들이 신조 발주를 늦추면서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에 유가하락까지 겹치면서 선박 발주가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줄었으며, 이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다시 글로벌 수주절벽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업계 전체에 깔려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의 올해 수주량은 저조한 수준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올해 157억 달러 목표를 세웠으며, 지금까지 12억 달러를 수주했다. 유조선과 LPG선 등 총 19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84억 달러 목표 중에서 5억 달러를 수주했다. 셔틀탱커 3척과 유조선 2척 등 총 5척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72.1억 달러 목표 중에서 4억 달러를 수주했다. 선종은 셔틀탱커 2척과 유조선 1척 등 총 3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