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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이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에도 올 1분기 실적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와 저유가 리스크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인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1분기 영업이익은 12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2% 증가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부 프로젝트 준공에 따라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1분기 신규수주액은 2조6150억원으로 작년 1분기(1조1810억원)보다 2배이상 늘었다. 연초 UAE 푸자이라F3 복합발전소(1조1651억원), 평택 반도체 2기(7000억원), 베트남 하노이 R&D센터(1872억원) 등 해외에서 수주 낭보를 이어온 결과다.
시공순위 2위 현대건설의 올 1분기 매출은 4조5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9.4% 줄어든 165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의 하락속에서도 수주실적은 빛났다. 1분기에만 9조9312억원을 수주해 전년대비 241.9% 증가했다. 올해 목표 수주액(25조1000억원)의 40%를 이미 달성했다.
이로인해 수주잔고도 두둑해졌다. 현대건설의 1분기 수주잔고는 전년말 대비 10.5% 상승한 62조23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17조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수주를 하지 않더라도 4년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해외보다 국내사업에 비중이 큰 건설사들의 실적 증가도 눈에 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1분기 매출액 1조67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3%, 35.3%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2.5% 증가한 10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익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과 '대전 아이파크 시티' 등 대형 사업지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체사업지인 '청주 가경 아이파크 2단지' 등 국내 주택사업에서 이익이 발생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도 1조원의 매출과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의미가 크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가겠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인 한라 역시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냈다. 한라는 올해 1분기 매출액 3447억원, 영업이익 211억원 등으로 지난해보다 매출은 33.9%, 영업이익은 81.3%가 각각 늘었다.
한라측은 "지난해 착공한 다수의 프로젝트가 본격화되고 강도 높은 혁신 활동으로 원가율·판관비가 큰 폭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대림산업과 GS건설, 대우건설 등도 올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택부문에서의 매출 회복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문제는 2분기다. 정부 규제로 주택시장 침체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인해 해외수주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분기이후부터는 건설사의 실적악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가 3월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에 1분기에 수익성 변화를 야기할 만큼은 크지 않았다"며 "저유가와 맞물려 해외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되고 신규분양도 미뤄져 2분기 실적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