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 매출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익 1조 넘겨 '기록적'역대 1분기 중 영업이익률 '최대치' 7.4% 달성...가전·TV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효과2Q 피할 수 없는 수요 감소 위기20분기 적자 MC사업에 '벨벳폰' 구원투수될지 촉각
  • LG전자가 올 1분기 탄탄한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주력사업인 가전과 TV에서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이 일부 있었음에도 분기 최대 영업이익과 이익률을 나타내 건재함을 과시했다.

    2분기는 코로나19 직격탄이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몇 해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새로운 콘셉트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코로나19 위기 속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29일 2020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14조 7278억 원, 영업이익 1조 90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1%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분기 급작스럽게 불어닥친 '코로나19' 위기로 실적에 대한 우려가 깊었던 가운데 LG전자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또 한번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분기 전사 영업이익률은 7.4%로 역대 1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18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라는 점도 기록적이다.

    이 같은 기록적인 이익률은 LG전자의 주력사업인 가전과 TV 부문이 선전한 덕분이다. 특히 LG전자가 오래 전부터 공을 들여온 프리미엄 제품 라인이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전체 수익률을 높이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가전사업을 맡고 있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는 영업이익과 이익률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매출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4% 가까이 늘면서 753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해외 매출이 줄었지만 건강이나 위생 관련 가전을 찾는 소비자들은 크게 늘었다. LG전자의 주력 신가전으로 떠오른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스팀' 기술을 이용한 제품들이 판매 호조를 나타내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분기 매출 5조 원을 넘길 수 있었다.

    TV사업을 맡고 있는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2% 가까이 늘었다. 매출액은 2조 97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가까이 줄며 3조 원 벽을 넘기지 못했지만 LG가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올레드TV'가 견조한 판매 흐름을 나타내며 HE사업본부 수익성을 높이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HE사업도 가전에 버금가는 11% 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분기에 이어 두번째로 영업이익률 두자릿수 회복에 성공했다는 점이 의미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 LG전자 신제품 스마트폰 '벨벳' 제품 이미지 ⓒLG전자
    ▲ LG전자 신제품 스마트폰 '벨벳' 제품 이미지 ⓒLG전자
    상대적으로 부진을 이어오고 있는 사업들은 지난 1분기에 실적에 더 큰 충격을 피할 수 없었다. 대표적인 사업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이미 올 1분기까지 2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라 코로나19와 같은 글로벌 위기가 더 절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수요 전반이 급감하는 추세를 나타내며 야심차게 재기에 나서고 있는 LG전자에는 더 힘든 시간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C사업본부는 1분기에만 매출이 전년 대비 34% 가량 줄어 타격을 입었다. 998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영업손실 규모는 2378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000억 원 가까이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매출이 급감한 영향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2분기에는 LG전자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이 코로나19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시기로 꼽히기 때문에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LG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 수요가 급감하고 앞으로 경기 지표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결국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의 악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위기 속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 '포스트(Post)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전방산업인 완성차업계의 타격으로 주춤한 실적을 나타낸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 등이 코로나19 이후 상황을 대비해 공급망 관리(SCM)와 사업구조 개선을 지속한다는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다음달 새로운 콘셉트로 선보이는 스마트폰 신제품 '벨벳'도 2분기 LG전자 실적에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막힌 가운데 국내 전용으로 출시하는 폰이라는 점에서 수익성 확보에 힘을 보탤 수 있어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서동명 LG전자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신제품 벨벳은 원가 수익성 측면에서 전작 대비 개선됐다"며 "999달러에서 599달러 사이 합리적인 가격의 '매스 프리미엄' 제품으로 5G 수요를 흡수해 수익성 재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