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외아시아 확진자 157명 중 건설 파견직원 상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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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현장에 나가있던 국내 건설사 직원들이 잇달아 코로나19(우한폐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올해 해외서 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이날 0시 현재 총 1138명으로 나라별로 살펴보면 △미주 489명 △유럽 464명 △중국외아시아 157명 △중국 19명 △아프리카 8명 △호주 1명이다.

    이중 이란·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 등이 포함된 '중국외 아시아' 확진자 157명중 상당수가 국내 건설사 직원들로 확인됐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쿠웨이트 입국자중 6명이 파견된 국내 건설사 직원들로 이들은 '쿠웨이트 클린퓨얼 프로젝트' 건설현장에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엔지니어링·대우건설·현대중공업·GS건설·SK건설 등이 공동참여한 이 현장에선 약 20여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를 맡은 '쿠웨이트 알주루 LNG가스 터미널 프로젝트' 건설현장에서도 20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바 있다.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가 쿠웨이트에서 진행중인 공사현장은 총 29곳으로 파견 근로자는 1257명에 달한다. 현재 쿠웨이트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는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SK건설 등 50개사다.

    코로나19는 쿠웨이트를 비롯해 중동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4일에도 국내 신규확진자 8명중 4명이 아랍에미리트(3명)·쿠웨이트(1명) 입국자였다.

    또 지난 10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플랜트 건설현장서 필리핀 국적 운전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 운전원은 고열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발견돼 이날 오전 현장의무실서 자체키트를 이용해 검사한 결과 양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건설사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진행중인 아부다비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현장에서도 지난 8일 총 73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중 한국인도 15명이나 포함됐다.

    중대본은 중동지역에 파견된 국내 건설 근로자들에 대한 감염관리에 주의를 당부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건설사가 발주처와 도급계약을 맺을때 공사기간을 명시하는데 불가항력을 제외하고 해당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지연보상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계약조건상의 '불가항력 조항'에 포함되지 않은 사례도 많다.

    실제 지난 4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해외건설사업을 진행중인 종합건설기업 등 25개사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전염병이 불가항력 조항에 포함돼 있다고 답한 회사는 24%에 불과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처럼 국가적으로 공사현장을 '셧다운'하지 않은 이상 공사를 임의로 중단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전염병이 불가항력조항에 포함돼 있다고 해도 발주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답답해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 또한 "공정이 늦어지게 되면 계약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사기간 연장과 비용문제를 발주처와 논의해 봐야 한다"며 "최대한 현장방역과 개인위생관리 강화, 대피시설 등의 조처를 취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