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물류통합 자회사 연내 출범 3조 물량 줄어들라… 해운업계 펄쩍"가정해서 반대한다니… 운임·물량 등 기존대로 할 것"
  • ▲ 포스코 최정우 회장(왼쪽)과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강무현 회장(오른쪽).ⓒ각 사
    ▲ 포스코 최정우 회장(왼쪽)과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강무현 회장(오른쪽).ⓒ각 사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정해서 자회사 설립을 반대하니까 답답할 뿐이다.”(포스코)
    “굳이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해운·운송업에 진출하겠다는 의도이다.”(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포스코가 지난 12일 물류통합 운영법인 자회사 '포스코GSP(가칭)'를 연내 출범한다고 밝히면서 해운업계와의 갈등이빚어지고 있다. 한국선주협회, 한국항만물류협회, 한국해운조합 등 55개 단체가 연합한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이하 한해총)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강무현 회장과 포스코 입장을 대화 형식으로 재조명해봤다. 이번 사태의 주요 쟁점이 무엇이며, 어느쪽 주장이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지 살펴보기 위함이다.

    ◇ 해운업계가 반대하는 이유?

    한해총 : 포스코가 궁극적으로 해운업(해상운송업) 및 운송업(육상운송업)에 진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회사는 결국 생존하기 위해 사업 확대를 모색할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진출하지 않을 수 있지만, 회장이 바뀌고 경영환경이 달라지면 진출할게 분명하다. 지금까지 다른 대기업 자회사들도 그렇게 성장해왔다. 현대글로비스, LG 판토스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에는 운임을 낮추면서 선사 및 해운사들에 갑질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물류 생태계를 훼손시킬 것이다. 3자 물류라는 국가 정책에도 어긋나게 된다.

    포스코 : 해운업과 물류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 최정우 회장도 법에 의해 포스코가 해운업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기존의 물류 파트너사와의 계약구조 및 방식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다. 운임을 낮추지도 않을 것이다. 그룹 내 물량만 처리할 것이다.

    우리는 오너기업이 아니라 다른 대기업 자회사들과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 각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업무를 하나로 모아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정, 분명히 나중에 해운 및 운송업에 진출할 것이기 때문에 반대하겠다는 논리에 답답할 뿐이다. 진출하지 않겠다고 말하는데도 믿지 못하겠다고 하니까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다. 

    ◇ 자회사로 분리시켜야 하는 이유?

    한해총 : 굳이 왜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 반대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그룹 내에 조직을 만들어도 그 역할과 기능이 가능하다. 게이트 형태로 자회사를 만들면 2자물류, 이른바 통행세가 추가되고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포스코 : 자회사로 분리돼야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특정 회사 내에 조직을 만들게 되면 독립적으로 업무처리가 힘들고,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특정 회사 중심으로 운영되면 당초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

    한편, 포스코그룹의 지난해 물동량은 1억6000만톤으로, 물류비는 약 3조원에 이른다. 포스코는 물류업무가 회사별, 기능별로 분산돼 있어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자회사를 만들어 각각 흩어져 있던 인력들과 기능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해운업계는 포스코가 자회사를 설립하면 직접 해운 및 운송업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우회하는 방법 등을 통해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즉, 배가 없어도 해운사를 운영할 수 있어 결국 시장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는 얘기다. 포스코 이후에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도 앞다퉈 자회사 설립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