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이 서울시를 대상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냈다. 시 측의 일방적인 송현동 부지 매입 시도에 대한 도움요청이다.
대한항공은 12일 국민권익위에 민원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날 제출한 민원서에는 매수 의향자들의 예비입찰 불참, 그에 따른 피해, 코로나19 등으로 악화된 경영상황 등이 주로 담겼다.
대한항공은 “서울시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권고를 구하고자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냈다”면서 "시 측의 일방적인 공원화 사업 발표로 지난 10일 진행한 예비입찰에 모든 업체가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회사는 정부, 국책은행의 지원에 부응해 유휴자산 매각 등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송현동 부지 매각은 핵심 자구책이지만 시의 일방적인 공원화 사업 계획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인수가 2년 분할 납부 조건 등 시 측의 모든 제안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추후 2차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이에대한 우려가 크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서울시는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부지 매입가로 4671억원을 제시했다. 시는 해당 금액을 2022년까지 분할 납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시의 일방적 통보가 ‘거래방해’라는 지적이 빗발쳤다.
시장이 예측하는 부지 가치는 최소 5000억원이다. 입찰 흥행 여부에 따라 매각가가 7000~8000억원까지 뛸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해당 부지는 경복궁 바로 뒤에 위치해 입지가 좋다.
당초 기대와 달리 지난 10일 진행한 예비 입찰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시 측이 매입 의사를 밝힌 이상 인허가 등으로 이후 사업이 불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 측 계획발표 전에는 약 15곳의 예비 인수자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송현동 부지는 인허가 문제로 민간사업이 수 년 동안 막혀있었다. 대한항공이 땅을 사들인 시기는 10여 년 전인 2008년이다. 당초 계획은 7성급 한옥호텔 건립이었지만 인근 행정기관의 반대로 무산됐다.
직전 주인은 삼성생명이다. 10여 년간 땅을 갖고 있던 삼성생명도 인허가 문제로 미술관 사업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