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내국인 방문 미미해… 따이궁 매출 의존코로나19 장기화되며 따이궁 발길도 줄어… 중국 면세점 강화 중영업시간 줄이고 주3~4일 근무 도입해도 커지는 불안감
-
시내면세점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직원들끼리 담소를 나누거나 매장 안에서 휴대폰을 만지는 점원들도 드물지 않게 목격된다. 내방객이 없으니 기존의 엄격하던 근무방식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면세업계 관계자는 “손님이 많을 때가 더 편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시내면세점이 이런 ‘파리 날리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점포를 운영하는 것은 이른바 ‘따이궁’이라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 때문이다. 이들이 꾸준히 시내면세점을 방문하며 대량 거래를 해온 것이다. 하지만 최근 따이궁마져 줄어들면서 간신히 연명해오던 시내면세점의 운영이 기로에 섰다는 평가다.1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내면세점의 방문객은 참담한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외국인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시내면세점의 이용률은 유래 없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현재 시내면세점을 찾는 내국인 숫자는 거의 없는 수준. 그럼에도 면세업계가 면세점을 운영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현재 시내면세점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산소호흡기가 된 것이 바로 ‘따이궁’이다. 외국인 방문자는 줄었지만 ‘따이궁’이 그나마 시내면세점을 찾아주면서 매출을 올릴 수 있던 것. 코로나19로 인해 방문 자체가 줄어든 대신 개인별 구매력은 더욱 커졌다.면세업계 관계자는 “따이궁이 방문한다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팔지 않으면 재고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따이궁이 방문할 수 없는 제주 면세점은 아예 모두 휴점에 들어갔다”고 전했다.문제는 이 따이궁의 발길이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면세업계 다른 관계자는 “6월 매출이 전년 대비 50%이상 줄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왕래가 힘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따이궁은 우리 정부가 해외 입국자 대상 2주 자가 격리를 의무화하면서 통상 국내 방문시 채류비만 수백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방문하는 따이궁의 수를 줄이는 대신 구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처해왔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평가다.특히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점 판매를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중국 정부가 ‘하이난 자유무역항’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국인 1인당 면세품 구매한도를 10만위안(약 1705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밝혔기 때문이다.체류비를 들여가며 국내 시내면세점을 방문하는 것보다 자국내 하이난 면세점을 방문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 됐다는 이야기다.이 때문에 면세업계는 긴장감이 높다. 따이궁이 구매하는 비용이 운영비 이하로 내려가면 시내면세점 입장에서는 운영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이미 주요 면세점은 영업시간 단축 등에 나섰지만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롯데면세점은 주4일 근무에 이어 주3일 근무제의 확대 등을 도입했고 호텔신라는 주4일 근무제 도입에 이어 유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강남과 부산점을 대상으로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등 주 2회 휴점을 결정한 바 있다. SM면세점은 서울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아예 반납했다.업계 관계자는 “공항면세점에 비해 시내면세점의 임대료 등의 부담은 적은 편이지만 당장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따이궁’ 마저 줄어들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그렇다고 따이궁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을 벌일 여력도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