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400명, 市에 반대의견서 제출2차 입찰 불투명… 인허가 리스크 여전7월 서울시 관련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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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인근 주민들이 서울시 공원화 사업에 직접 반대의견을 냈다. 주민 여론이 곧 있을 2차 예비입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송현동 주민 400여 명은 지난 17일 서울시에 공원화 사업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해당 부지의 공원화를 반대하며, 사유지 매수 등 현재 시 측 절차는 민주주의 원칙이 결여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인 서울시는 7월에 열리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땅주인인 대한항공은 부지 매각을 위한 2차 예비입찰을 조만간 진행한다. 지난 10일 진행한 1차 입찰은 서울시 사업 통보로 유찰됐다. 시 측 계획 발표 전 부지에 관심을 보인 예비인수자는 약 15곳으로 알려진다.공원화 사업 반대 여론은 거세지는 추세다. 대한항공 노조는 시청사 앞 기자회견과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 인근 주민까지 반대하고 나서 그 여파는 상당할 전망이다. 앞서 서울시가 강조한 “빈 땅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사업 명분도 흐릿해졌다. -
대한항공도 자체 대응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 대상 민원을 제출했다. 회사는 “부지 매각은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자구책이지만, 시의 일방적인 사업 계획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업계는 돌아올 2차 입찰에는 일부 인수자가 참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역 주민, 대한항공 노조 등 각 곳의 반대 여론을 고려한 판단이다. 현재 여론이 지속될 경우 서울시의 입장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부동산 전문가의 시각은 다르다. 서울시가 “땅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내기 전까지는 정상적인 거래가 힘들 것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는 시 측의 확실한 포기선언 없이는 인수자가 짊어질 ‘인허가 리스크’가 여전할 것으로 분석한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간 입찰자가 땅을 사들인다 해도 이후 사업을 위해 서울시 등 관련 기관의 인허가가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시 측 포기 없이는 관련한 부담이 상당해 정상적인 거래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이어 “최근 서울시는 토지용도, 법 위반 여부 등으로 따지게 돼있는 사업 인허가를 자체적인 조건에 따라 반려하고 있다”면서 “이번 송현동 공원화도 사업 타당성, 주민의견 수렴, 토지 소유자와의 협상 등 모든 절차가 생략됐다”고 지적했다.송현동 부지는 인허가 문제로 민간사업이 수 년 동안 막혀있었다. 대한항공이 땅을 사들인 시기는 10여 년 전인 2008년이다. 당초 계획은 7성급 한옥호텔 건립이었지만 인근 행정기관의 반대로 무산됐다.서울시는 송현동 보상비로 4671억원을 제시한 상태다. 이를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나눠서 주는 안을 발표했다가 거센 반발에 지급 시기를 앞당기는 안을 다시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