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 속 시장 기대치 상회 선방삼성, 반도체 호조 속 스마트폰 회복 뒷밭침LG, 생활가전 영업익 5천억… 전사 실적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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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잠정실적을 내놨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예상을 깨고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성과에 힘입어 전년보다 대폭 증가한 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도 TV 사업의 부진 예상을 뒤엎고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바탕으로 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최근 증권사 컨센서스인 4000억원 초중반대를 웃돌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번 깜짝 실적은 코로나19 사태, 미·중 무역분쟁 심화, 한·일 갈등 재현 등 잇단 악재로 인한 최악의 상황에서 거둔 만큼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 반도체 호조 속 스마트폰의 빠른 회복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결과 올 2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2.73%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6조1494억원으로 전망되는 등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이달 들어서는 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를 크게 뛰어넘는 8조원대 이익을 낸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실적은 메모리 가격 인상과 출하량 증가 등으로 반도체 사업에서 성과를 냈고,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도 판매량을 회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D램 가격은 지난 1월 반등에 성공한 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4월에는 3년 만에 10% 이상의 상승 폭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스마트폰 수요 부진을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뒷받침하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서버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서버용 메모리 주문량은 전분기 대비 9%가량 증가한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의 경우 2분기 제조자개발생산(ODM) 서버용 메모리 주문금액이 1분기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가 삼성전자 실적을 지탱하고 있는 가운데 IM 부문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개선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900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5월 이후 출하량이 빠르게 증가하며 전분기 대비 7% 감소한 수준인 5400만대까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또 비용 효율화에 따라 IM 부문 이익률도 당초 우려보다 크게 양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CE 부문의 이익도 우려보다 양호한 TV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 추세에 따라 전분기와 유사한 이익이 달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5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1690만대로, 전월 대비 47% 급증했다"며 "중단됐던 제조공장이 가동을 시작했고, 2분기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 출하가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6월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영업환경은 개선됐고 출하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 LG전자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의 제품 사진. ⓒLG전자
    ▲ LG전자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의 제품 사진. ⓒLG전자
    ◆"가전은 역시 LG"… 코로나 불구 성장세 지속

    LG전자도 2분기 잠정집계 결과 매출 12조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24.4% 감소한 수치지만 당초 증권가 전망치인 영업이익 4000억원 초반대를 크게 상회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012억원으로 추정됐다.

    LG전자 역시 주력인 가전사업을 중심으로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H&A 부문에서만 영업이익 5000억원 이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같이 글로벌 가전 매장 폐쇄 타격은 있었지만, 온라인 판매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건강·위생 관련 가전 제품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2분기 중반 이후로는 유통망 개장, 각국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 심리가 최악에서 탈피하는 등 수요가 일부 살아난 영향도 크다.

    특히 가전의 경우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를 압박하며 매출, 영업이익률, 성장률 모두 글로벌 1위에 올랐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가전사업은 온라인 매출 증가, 국내시장에서 프리미엄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률 11%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TV 사업은 스포츠 이벤트 부재, 생산 차질 등으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당초 추정치에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MC 부문은 스마트폰 수요 악화로 신제품 'LG 벨벳'의 판매량 성과가 크지 않지만, 손실 확대는 최소화하고 있다. 2분기 MC 부문 적자는 전분기보다 줄어든 2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VS 사업은 완성차 업체 가동 중단 영향으로 1000억원대의 적자를 내며 부진을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9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상반기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