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잔고 매출 인식으로 당장의 영향 크지 않아글로벌 발주 60% 감소… 하반기 보릿고개 하반기 LNG선 수주 절실… 모잠비크·러시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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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2분기 무난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지만 표정은 밝지 않다.
수주 잔고가 매출로 인식되는 업종 특성으로 간신히 체면치레는 했지만 수주절벽이 이어지면서 3, 4분기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발주 물량이 60% 가까이 준 형편으로 러시아와 모잠비크 등의 LNG선 추가 수주가 필수적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사업 법인으로 둔 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매출을 4조404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9229억원)보다 3%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의 매출 추정치 역시 1조9119억원으로 지난해(1조7704억원)보다 약 8% 늘었고, 대우조선해양은 2조777억원으로 지난해(2조1504억원)에 비해 약 3%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여파에도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의 변동은 없었다.
이는 조선업이 코로나19와 같은 일시적인 이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아서다. 보통 선박은 선주들의 주문이 나온 후 1~2년의 건조 기간을 거친 뒤 인도되는 만큼, 특정 이슈로 인해 발주가 멈추는 상황은 나오기 힘들다.
2분기에 무난한 실적이 전망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잔고로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난 1년에서 1년 반 사이 확보해 놓은 물량 덕분에 매출 인식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선 3사의 매출인식 기간은 통상 수주에서 2년 내외로 알려졌다.
문제는 2분기 이후다. 코로나19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유가급락으로 발주여건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선박 발주 시기가 늦어지거나 유가급락으로 인해 해양플랜트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이 575만CGT(269척)로 최근 10년내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3년간 누계 선박 발주량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오일회사들의 투자 삭감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취소되거나 지연되면서 조선사들의 드릴십 수주 잔고 매각도 늦어질 수 있다. 바다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해양플랜트는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이상일 때 발주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업계가 기대를 거는 건 LNG선 프로젝트다. 최근 카타르와 맺은 대규모 LNG선 수주에 이어 하반기 모잠비크와 러시아 아틱2 등 대형 LNG선 프로젝트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해당 프로젝트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모잠비크 LNG선 발주는 현재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총 16척의 발주량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씩 수주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러시아 국영에너지 기업 노바텍은 당초 발주 계획이었던 15척의 쇄빙 LNG선 외에 추가로 10척을 더 발주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5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과 2015년 쇄빙 LNG선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은 수주잔고의 매출인식으로 당장의 매출 영향은 제한적이나 환율 하락 영향은 부정적으로 보인다"면서 "3분기에 모잠비크 등 대형 LNG선 프로젝트 및 옵션 물량 등의 발주 재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