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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7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눈에 띄는 성과는 달라진 포스코다.
주인없는 기업, 공기업인 듯 공기업 아닌 기업 등의 닉네임을 벗어던지고 있다.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란 'With 포스코' 경영이념 아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한 非鐵 부문 강화도 시작됐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의 확산은 100년 기업을 향해가는 포스코에겐 뼈아프다.
당장 포스코는 올 2분기 사상 최초로 별도기준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업황 악화 속에 주가도 힘을 받지못하고 있다.
새로운 시련을 맞았지만 최정우 회장의 'With 포스코'는 변함없이 진행형이다. 차제에 아예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행히 3분기부터 수요 회복이 예상됨에 따라 실적 또한 서서히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응 차원에서 지난달 개수가 완료된 광양제철소 3고로도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非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우려는 외려 인화경영의 귀감이 됐다. 최 회장은 취임 이후 이례적으로 경쟁상대였던 장인화 사장에 철강부분의 중책을 맡기며 현재까지 투톱을 이루고 있다.
◇기업이 시민이다… 사회적 가치 강조
최정우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27일 포스코 9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취임 이후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란 경영이념을 내걸며 사회적 가치를 강조해 왔다.
취임 100일을 맞이해선 포항, 광양주재 포스코 및 협력사 임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지역의 산을 올라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더불어 함께 발전하자는 ‘With POSCO’ 실현을 재차 다짐했다.
지난 2018년 7월 27일 1주년에는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구현하기 위한 전문(前文)과 실천원칙을 담은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한 것이다.
포스코는 기업시민헌장 전문에서 ‘기업의 경영활동은 사회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사회와 조화를 통해 기업은 성장하고 영속할 수 있다’며, ‘고객, 구성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 궁극적으로 더 큰 기업가치를 창출하며 지속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단독 회동을 가진 것은 취임 이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최정우 회장은 2019년 8월 서울 모처에서 최태원 회장을 만나 사회적 가치를 공유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은 당해 12월 3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 공유의 장’에서 SK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특별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4월 1일 창립 52주년을 맞아 전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기대와 희망으로 시작한 새로운 10년을 여는 2020년, 우리는 또 한 번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며 "WITH POSCO 정신으로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강건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공생가치를 창출하면 이번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
최정우 회장은 지속되는 불황에도 WTP(월드탑프리미엄) 등 포스코만의 고부가제품으로 흑자를 실현해 왔다.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8689억원으로 분기별 9000억원이 넘는다.
철광석 가격 강세, 수요산업 침체 속에서도 WTP 제품을 사상 처음으로 1000만톤 이상 판매하며 경쟁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본격적인 어려움이 시작된 것은 올해 초 부터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경제가 멈춰섰다.
포스코 또한 그 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올 1분기엔 70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선방했지만, 코로나 영향이 본격화한 2분기엔 1677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무엇보다 별도기준으로 10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뼈아프다. 최정우 회장은 유례없는 악재 속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라는 오명을 남겼다.
◇장인화 사장과 2년째 신뢰관계 지속… 100년 미래 밝힌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2018년 8월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비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9대 회장직을 놓고 최정우 회장과 경쟁했던 장인화 사장은 이날 철강부문장에 선임됐다.
당시 업계에선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곧 물러날 것으로 예상됐던 장인화 사장이 중책을 맡으며 의외의 인사란 평가가 다수였다. 일각에선 그 자리를 오래 지키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2년이 지난 현재 장인화 사장은 여전히 포스코의 철강사업을 이끌고 있다. 최정우 회장의 믿고 맡기는 인사철칙이 밑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취임 2주년을 맞이한 최정우 회장은 이제 100년 기업 포스코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비철강이 주를 이루는 신사업은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대목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더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일찍이 리튬 사업에 적극 나서며 광산, 염호 등 원료 확보에 앞장서 왔다.
올해는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를 준공해, 염호를 통해서도 리튬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의 그룹 대표사업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