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제재에 中 기업들, 미국 내 자산 처분‧자금 이전주식투자자 낙관적, 외환 거래자 비관 전망…투자자 혼란미중 신냉전 시대 돌입시 중국 직간접 타격, 미국의 1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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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수경제연구소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미국 달러화가 석달째 가파른 약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트럼프 정부의 ‘중국 때리기’와 투자자들의 심리적 동요가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무역분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미중이 신냉전 시대로 돌입할 경우 미국보다 중국이 받는 타격이 더 치명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달러 환율은 올 연초부터 5월 중순까지 강세를 지속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올 연초부터 완만한 강세를 보이다 3월에 급반등해 강세를 보인 후 5월 중순까지 지속됐다. 그러나 5월 중순 이후에 갑자가 가파른 약세로 급반전됐다.

    이같은 달러 환율 급등락에 영향을 미치는 대내외 자금이동은 외국인의 대미 직간접 투자와 미국인의 해외직간접 투자로 크게 나뉜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은 “5월 중순부터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외국인이 미국 내 달러 자산을 매각하고 해외로 빠져나갔거나 미국인이 달러 자산을 매각하고 유럽과 일본, 중국 등이 해외자산을 매입했을 경우 또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면 달러 환율이 단독 약세로 반전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의 금융제재로 인해 중국 기업과 고위인사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금융거래가 정지됐다“며 ”중국기업과 고위인사들이 트럼프정부의 금융제재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미국 내 자금을 해외 등으로 옮긴 점이 5월 들어 달러화가 급락하게 된 배경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했다. 

    김 소장은 ”다만 5월 중순 이후 달러화가 갑작스럽게 가파른 약세로 반전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외국인의 미증권 보유액과 미국인의 외국증권 보유액에 대한 5월 이후 통계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 급락의 또 다른 요인으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심리적 동요가 꼽힌다. 그 근거는 5월부터 미국 주가와 달러 환율 움직임이 상반된 점을 들 수 있다.

    달러지수 선물시장에서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미청산 계약수는 2019년 후반부터 올 6월까지 감소했으나 지난달부터 급반등하고 있다. 이는 투기적 거래자들이 미국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 달러 유동성 공급과잉을 우려, 달러 하락을 예상해 올봄부터 선물 매도를 대량으로 늘리기 시작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미국 다우지수는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5월부터 다시 급등하고 있다. 5월 중순 무렵 2만3000선대에서 최근 2만8000선까지 급등했다. 이는 주식투자자들이 미국경제와 미중 패권전쟁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사로잡혀 있는 반면, 외환시장 거래자들은 달러가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에 사로잡혀 있는 셈“이라며 ”주식시장 투자자들과 외환시장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혼란 상태에 빠져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이미 안보군사적으로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경제번영네트워크를 구축해 중국을 경제적으로 봉쇄하려 하고 있다. 미중 양국이 신냉전 시대로 돌입할 경우 미국보다는 중국이 받는 타격이 더 치명적이란 관측이다.

    만약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금융제재를 강화할 경우 미국의 대중국 직간접 투자액은 1000억 달러(약 118조56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은 대미국 직간접 투자액이 1조5000억 달러(약 1778조4000억원) 가량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