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소비 지표 '뚝뚝'… 정부, 활로 찾기 깊은 고심1분기 -1.3% 2분기 -3.2% 연속하락…V자 반등 어려워져보호·봉쇄 무역에 리스크 ↑ 아마존 진출까지 '기웃'
  • 하반기 경기반등 가능성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는 경제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가 경제성장률 방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분기 -1.3%, 2분기 -3.2% 등 코로나19 확산세와 함께 성장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시간으로 15일과 16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담은 경제전망을 연이어 발표한다.

    공신력을 지닌 경제기구의 전망인 만큼 최대한 하락폭을 막아내는게 관건이다. ADB는 지난 6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예상했고, OECD는 지난달 -0.8%로 내다봤다. 특히 OECD는 기존 전망 -1.2%에서 0.4%p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8월 중순부터 시작된 2차 확산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하반기 경제상황은 녹록지않다. 정부는 아직까지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0.1% 성장 전망치를 고수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역성장 가능성이 높다는데 수긍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내놓은 전망치에서 기본 -1.3%에서 비관적 시나리오로 -2.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성장 견인 수출 '흔들'… 온라인으로라도 팔아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제218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 경제 중추인 수출은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위기 대응 뿐 아니라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사전탐지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 두자릿수 수출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달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평균 수출을 살펴보면 4월 -18.8%로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이후 5월과 6월 두달 연속 -18.4%로 나타났다. 일평균 수출은 7월 들어 -7.1%로 한자릿수로 감소폭이 줄어들었지만 9월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은 다시 -11.9%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는 봉쇄조치가 완화되기는 어려워 수출반등이 일어날 여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3일(현지시간) 전세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30만7930명 발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어렵자 정부는 비대면·온라인 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마존 등 해외 유명 온라인몰에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데 정부가 나서겠다는 얘기다.

    홍 부총리는 "올해 2분기 중소기업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3.5% 감소했지만 온라인 수출액은 오히려 128.9% 증가했다"며 "7개 해외 유명 온라인몰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쇼핑몰 인기상품을 해외몰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연계시스템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 국가대표 공동브랜드인 ‘브랜드K’ 제품 홍보를 위해 현지 홈쇼핑, 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온라인채널과의 연계를 지원하겠다"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수출지원시스템을 도입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분석, 유망시장별 맞춤형 진출전략 마련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따른 상계관세 조사 대응 TF를 꾸려 부당한 관세정책에 민관이 합동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국에 대한 상계관세 조사는 품목·프로그램·기업 등 조사범위 확대 뿐 아니라 환율저평가 등 새로운 방식도 도입되는 추세다.

    홍 부총리는 "미국 외에도 인도 등 여러 국가에서 한국에 대한 상계조사에 착수한 상황이어서 이에따른 기업부담이 점차 가중될 우려가 크다"며 "부처합동 TF를 신설해 협업 대응하고 중소기업에는 수입규제 대응 법률자문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중인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식당가가 점심시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박성원 사진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중인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식당가가 점심시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박성원 사진기자
    7조8000억 4차 추경, 거리두기 완화… 소비 회복할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악화일로였던 소비 회복도 정부가 기대하는 성장률 방어에 중요한 축이다.

    실제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소비에 영향을 미친 지난 3월 국내 카드승인액은 전년대비 4.3% 줄어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4월 -5.7%로 최대치를 경신했다. 5월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와 맞물려 5.3%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7월 다시 4.3% 증가로 주춤했고 8월에는 3%대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체감경기를 느낄 수 있는 음식점 카드매출은 9월 첫째주에 전년대비 28.4% 급감했다.

    정부가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한 것도 소비부진이 심각하다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들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부진에 빠진 소비가 회복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다르면 "코로나19 장기화 우려가 지속될 경우 대면 서비스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고용과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소비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분기 6.5% 급감한 소비 부문은 2분기 재난지원금 효과로 1.5% 소폭 상승했지만, 내구재 소비는 18.3% 상승한 반면 서비스 소비는 -0.7%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승용차, 컴퓨터, 가구 등 재화소비는 상당폭 늘어났지만 숙박, 음식, 여가 등 서비스 분야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600조원에 육박하는 정부지출도 하반기에는 힘이 빠진다. 정부재정집행 여력도 상반기만 316조원을 지출하며 전체 예산의 60% 가까이 쏟아부어 남은 여력이 부족하다.

    울며겨자먹기로 지출 대부분을 국가부채로 마련한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도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내수와 서비스 업종에서 위축이 발생해 국내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이 낮춰지고 있다"며 "그래서 민생대책 중심으로 4차 추경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다만 "그 전제에도 추경안의 빠른 국회 통과 및 집행이 이뤄져야 하며 두자릿수(확진자수)로의 방역상황의 진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며 "V자 반등은 아무래도 한칸 정도는 내려가지 않겠나"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