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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태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뭉칫돈이 랩어카운트 상품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10년전 랩어카운트 시장의 영광재현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시야는 넓진 반면 여전히 투자처 선택과 시기에 대한 장벽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고객자산을 일임해 운용해주는 랩어카운트 시장 부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0년을 전후해 시장에 선보인 증권사 랩어카운트 상품은 최소 억단위 가입금액을 앞세우며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처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2015년을 전후해 자산운용업 진출과 사모펀드의 문턱을 대폭 낮춘 이후 자금이 대거 사모펀드로 몰리면서 랩어카운트 시장은 침체기를 맞았다.
다시 5년 가량이 지난 현재 사모펀드와 랩어카운트 시장의 상황은 변화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라임에 이어 옵티머스 사태 등 사모펀드에서 잇따라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처 역시 막혔고, 랩어카운트가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최근 랩어카운트의 특징은 리서치센터와 상품부서 등 전사적 역량을 결집한 상품이 출시된다는 점이다.
업계 내에서도 인정받는 리서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메리츠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사내 리서치센터가 준비한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상품 운용부서가 받아 효과적으로 자금을 굴리는 방식으로 각광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의 NH크리에이터 어카운트 역시 지점의 PB는 물론 자산관리전략부와 리서치본부 등 본사 주요 부서들이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에 참여한다.
KB증권의 경우 일임형 랩어카운트 서비스 KB able Account가 출시 3년 3개월 만에 잔고 5조원을 돌파했다.
정통 자산관리를 안착 시키기 위한 회사의 정책과 라인업, PB들의 역량이 어우러지면서 회사의 전체 수탁고도 8조원 수준에 근접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지속 중이다.
타 증권사들도 최소 가입금액을 대폭 낮추고, 기존 상품 라인업을 정비해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한때 연 2% 수준이었던 투자일임 수수료 역시 최근 연 1% 이하 수준으로 내리며 수수료 부담도 낮췄다.
여기에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며 증권사에 맡기는 돈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랩어카운트 부활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보 부족으로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은 여전히 많다"며 "투자대상이 단순히 주식을 넘어 투자할 수 있는 모든 투자처로 확대됐기 때문에 증권사의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